(243) 玉臺體(옥대체) 사랑의 편지(玉台体) -權德輿(권덕여) : 5언 절구
(243) 玉臺體(옥대체) 사랑의 편지(玉台体) -權德輿(권덕여) : 5언 절구
昨夜裙帶解[작야군대해] 어젯밤에는 치마끈이 풀리고
今朝蟢子飛[금조희자비] 오늘 아침에는 갈거미가 날아드네 .
鉛華不可棄[연화불가기] 연지분은 버리지 못할지니
莫是藁砧歸]막시고침귀] 아마 남편이 돌아올는지?
[註釋]
○ 玉臺體[옥대체] 南朝의 徐陵이 梁나라 이전의 시를 묶어 ≪玉臺新詠≫이라 하였는데, ≪文選≫에 수록되지 않은 漢魏六朝의 纖巧하고 輕豔한 詩만을 모아 엮은 選集이다. 뒤에 사람들은 이러한 시들을 흔히 ‘玉臺體, 輕豔體, 宮體詩, 艶體詩, 艶情詩’+라 불렀다. 宋나라 嚴羽가≪滄浪詩話≫에서 어떤 사람들은 다만 섬세하고 아름다운 것을 玉臺體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或者但謂纎艶者玉臺體 其實則不然]“라고 하였는데, 嚴羽의 異見에도 불구하고 이 진술은 玉臺體대해 당시 일반화된 인상이 어떠했는지를 알려준다. 보통 한위육조시대의 시 가운데 ‘섬세하고정교하며 가볍고 아름다운[纖巧而輕艶]’경향의 詩를 일컫는 바, 여기서는 시인이 이러한 ‘玉臺體’를 모방해 지었음을 말한다.
○ 裙帶解[군대해] 婦女의 치마끈이 저절로 풀리어짐이다. 전해오기를 이는 婦女가 잘 화합할 징조라 한다. 章注에 말하기를,“치마를 매었는데도 저절로 풀린다는 것은 주로 남편이 돌아옴에 응하여 나타나는 징조이다.”고 하였다.
○ 蟢子飛[희자비] ‘蟢子’는 喜子 또는 蠨蛸(소소)라고도 하며, 우리말로는 갈거미라고 한다. 긴 다리의 작은 거미의 종류이다. 陸璣(육기)의 ≪毛詩草木草獸蟲魚疎≫에 “蟢子는 長脚이라고도 하며荊州 河內사람들은 喜母라고도 부른다. 이 벌레가 와서 사람 옷에 붙으면 당연히 친한 손님이 올 거라 해서 기뻐하였다.[蟢子一名長脚 荊州河內人謂喜母 此蟲來著人衣 當有親客至 有喜也]”라고 하였다. 明나라 胡震亨의 ≪唐音癸簽≫에 “속설에 치마끈이 풀어지면 술과 음식이 생기고, 희자가 옷에 붙으면 기쁜 일이 있다.[俗說 裙帶解 有酒食 蟢子緣人衣 有喜事]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蟢子飛’는 기쁜 일이 잇을 것을 상징한다.
○ 鉛華[연화] 鉛花라고도 한다. 고대 납으로 화장품을 만들어 흰빛을 내었는데, 화장할 때 쓰는 脂粉을 말한다.
○ 莫是[막시] 可否나 期待를 뜻하는 반어형 의문문을 구성한다. ‘……이 아닐까?’
○ 藁砧[고침] 지아비(夫)에 대한 隱語이다. ≪名義考≫에 “옛날에 죄를 지은 자는 자리를 깔고 칼도마(모탕) 위에 엎드리게 하고 도끼(작두)로 베어 버리므로 藁椹(고침: 짚이나 칼도마)를 말하면 도끼(鈇)를 함께 말하는 것이다. 鈇와 夫는 同音이다. 그러므로 은어로 藁나 棋은 지아비(夫)를 말한다. 藁(槀)는 볏짚을 말하며 , 椹(침)은 俗字로 砧(침)으로 쓴다.[古有罪者 席藁伏於砧上 以鈇斬之 言藁鍖則兼言鈇矣 鈇與夫同音 故隱語藁棋爲夫也 藁禾稈 椹 俗作砧]라고 하였다. 한편 ≪玉臺新詠≫에 수록된 <古決絶詞>에는 “藁砧今何在 山上復有山 何當大刀頭 破鏡飛上天”이라 하였는데, 이 뜻은‘夫出反月還[지아비가 길을 떠나셨으니 이제 반달이면 돌아오시겠지]’을 가리킨다.
※ 藁椹(고심, 고침) 藁(마를 고, 짚 고), 椹(버섯 심, 모탕 침) 모탕은 장작을 팰 때 받침목을 의미
※ 禾稈(화간) : 화(벼 화), 稈(짚 간) , 볏짚을 의미.
※ 鈇(부)는 fū 夫(부)는 fū 음이 같다.
[通譯]
지난밤에 치마끈이 저절로 풀리기에 혹시나 싶었더니, 오늘 아침에는 호응이라도 하듯 갈거미가 날아와 옷에 붙었습니다. 이제는 소용없다고 화장품 버리려 했었는데 버려서는 안 되겠죠. 이게 다 좋은 일 있으리라는 징조인데, 서방님 돌아오신다는 말 아니겠어요.
[解題 및 作法分析]
이것은 남편을 그리는 婦人이 남편이 돌아오기를 바라는 詩이다. 作者는 徐陵의 ≪玉臺新詠≫의 輕豔 한 體制를 본 따 지은 것으로‘玉臺體’로써 나타내었다. 이른바 ‘玉臺體’란 ≪玉臺新詠≫과 같은 詩體를 가리킨다. 徐陵이 편찬한 ≪玉臺新詠≫이란 책을 보면 오로지 ≪文選≫이 싣고 있지 않는 詩를 수록했는데, 뽑은 것은 漢· 魏· 六朝人의 詩로서비교적 섬세하고 공교로우면서도 輕豔하다. 후인들이 이러한 輕豔한 詩를 칭하여 ‘玉臺體’라 하였다. 權德輿의 이 詩는 著意가 末句에 있다. 그러나 全詩가 隱喩를 함축하고 있어 매우 교묘하다. 앞 兩句는 ‘裙帶解(군대해)’ ‘蟢子飛(희자비)’를 썼는데, 모두 夫婦의 預兆이다. 제3句에서 脂粉을 불가분 써야겠다고 말하고, 末句에서 비로소 이것은 남편이 돌아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宋나라 許敏夫의 ≪唐詩紀事≫에 “權德輿는 元和中에 정승이 되었으며, 그 글은 雅正(아정)하고 贍縟(섬욕)하여, 行動擧止에 外飾이 없고, 그 품고 있는 風流는 저절로 기뻐할 만하다.”하였다.
제목이 말해주듯 규방의 정을 소박하고 함축적으로 표시한 詩로 ‘속되긴 하지만 고아함을 해치지 않았고, 즐겁지만 지나치지는 않았다. [俗不傷雅 樂而不淫]’고 할 수 있다.
‘ 藁砧(고침)’이라는 隱語를 쓴 것을 두고 ‘藁砧’을 六朝時代 사람들이 지아비(夫)를 대신해 쓰던 말이라고 시대를 한정해 주석하기도 하는데, 玉臺體를 ≪玉臺新詠≫과 연결지으면서 과도하게 특정시대에 얽매인 풀이로 보인다. 隱語로 詩를 쓴 用例는 훨씬 이전가지 소급된다. ‘고침’이 한 예이다. 漢나라 無名氏의 <古絶句>4首 가운데, “藁砧今何在 山上復有山 何當大刀頭 破鏡飛上天 [고침금하재 산상복유산 하당대도두 파경비상천]”이라는 詩가 있는데, 통상적으로 보아서는 의미가 통하지 않는다. 한 주석가의 견해(宋나라 許顗(허의)의 ≪彦周詩話≫에 따르면, ‘藁砧’은 지아비를 말하고, 산위에 또 산이 있음(山上復有山)은 ‘出’字를 말하며, ‘큰 갈머리(大刀頭)’에는 고리(環)가 있으므로 ‘環’은 ‘還’과 同音이므로 돌아오라는 의미이고, 깨진 거울(破鏡)은 반달(半月)모양으로 시간을 나타내며, ‘破鏡이 하늘을 난다(飛上天)’는 말은 반달이 보름달로 돌아간다(歸)는 뜻이라고 한다. 이 시를 해석하자면 “서방님 어디 계시는지, (길을)떠나셨으니 그 어느 때나 돌아오시려나, 반달이면 돌아오시겠죠.”정도로 풀 수 있겠다. 집 떠난 낭군을 그리워하는 아낙네의 시로 돌아오라는 말을 거듭 써서 간절함을 드러 내었다.
權德輿의 시와 정서뿐만 아니라 언어 사용에도 통하는 데가 있어, 이 작품의 연원이 깊음을 보여준다.
[韻律]
이것은 古絶이다. 首句는 ‘仄仄平仄仄 ’이고 제3구는 ‘平平仄仄’仄으로 모두가 律에 맞지 않는다. 앞 兩句는 對仗이다. 詩는 上平聲 五韻인 微韻을 썼는데, 韻脚은 飛· 歸이다.
[全唐詩]
卷328_12 《玉台體十二首》權德輿
鸞啼蘭已紅,見出鳳城東。粉汗宜斜日,衣香逐上風。
情來不自覺,暗駐五花驄。
嬋娟二八正嬌羞,日暮相逢南陌頭。
試問佳期不肯道,落花深處指青樓。
隱映羅衫薄,輕盈玉腕圓。相逢不肯語,微笑畫屏前。
知向遼東去,由來幾許愁。破顏君莫怪,嬌小不禁羞。
樓上吹簫罷,閨中刺繡闌。佳期不可見,盡日淚潺潺。
淚盡珊瑚枕,魂銷玳瑁床。羅衣不忍著,羞見繡鴛鴦。
君去期花時,花時君不至。簷前雙燕飛,落妾相思淚。
空閨滅燭後,羅幌獨眠時。淚盡腸欲斷,心知人不知。
秋風一夜至,吹盡後庭花。莫作經時別,西鄰是宋家。
獨自披衣坐,更深月露寒。隔簾腸欲斷,爭敢下階看。
昨夜裙帶解,今朝蟢子飛。鉛華不可棄,莫是槁砧歸。
[작야군대해,금조희자비。연화불가기,막시고침귀]
萬里行人至,深閨夜未眠。雙眉燈下掃,不待鏡臺前。
[平仄]
昨夜裙帶解(작야군대해)●●○●●(入去平去上) 昨zuó 夜yè 裙qún 帶dài 解jiě
今朝蟢子飛(금조희자비)○○●●◎(平平上上平) 今jīn 朝zhāo 蟢xǐ 子zǐ 飛fēi
鉛華不可棄(연화불가기)○○●●●(平平入上去) 鉛qiān 華huá 不bù 可kě 棄qì
莫是藁砧歸(막시고침귀)●●●○◎(入去上平平) 莫mò 是shì 藁gǎo 砧zhēn 歸guī
이 시는 仄起式으로 平聲 韻으로 압운된 형식의 詩로서, < 一. 仄起格平聲韻定式 ◐仄平平仄, 平平◐仄平韻, ◑平平仄仄, ◐仄仄平平叶 (首句에 韻을 쓰면 응당 仄仄仄平平韻이 되어야 한다.) >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首句가 ‘二四不同’의 평측원칙에 위배되므로 第4字가 第2字와 다른 평성자이어야 하고, 제3句는 ‘하삼측(末 세 개의 字가 모두 측성)’이 평측원칙에 위배되므로 제3字 가 평성자이어야 한다.
昨夜어제 밤) - 今朝(오늘 아침) : 시간 +시간, 명사+명사로서 서로 對가 된다.
裙帶(치마 끈) - 蟢子(거미 아들) : 관형어 대 주어(수식어+피수식어), 명사 대 명사로서 서로 對가 된다.
解(풀다) - 飛(날다) : 동사끼리 나열되었으므로 서로 對가 되며, 제1句와 제2句는 평측은 서로 맞지는 않지만, 품사나 의미상 서로 對가 되는 對仗임을 알 수 있다.
一. 仄起格平聲韻定式 ◐仄平平仄, 平平◐仄平韻, ◑平平仄仄, ◐仄仄平平叶 (首句에 韻을 쓰면 응당 仄仄仄平平韻이 되어야 한다.)
二. 平起格平聲韻定式 ◑平平仄仄, ◐仄仄平平韻, ◐仄平平仄, 平平◐仄平叶, (首句에 韻을 쓰면 응당 平平仄仄平韻이 되어야 한다.)
三. 仄起格仄聲韻定式 ◐仄平平仄韻, ◑平平仄仄叶, 平平◐仄平 ◐仄平平仄叶
四. 平起格仄聲韻定式 ◑平平仄仄韻, ◐仄平平仄叶, ◐仄仄平平, ◑平平仄仄叶
[直譯 및 文章構造]
昨(명:관) | 夜(명:부) | 裙(명:관) | 帶(명:주어) | 解(동:술어) |
어제 작 | 밤 야 | 치마 군 | 띠 대 | 풀 해 |
①昨夜裙帶解(작야군대해) 어제 밤에 치만 띠가 풀어졌는데 | ||||
今(명;관) | 朝(명:부) | 蟢(명:관) | 子(명:주어) | 飛(동:술어) |
이제 금 | 아침 조 | 갈거미 희 | 아들 자 새끼 자 | 날 비 |
② 今朝蟢子飛(금조희자비)오늘 아침에는 갈거미 새끼가 날아드네. | ||||
鉛(명:관) | 華(명:주어) | 不(부:부) | 可(부:부) | 棄(동:술어) |
白粉 연 | 꽃 화 색채 화 | 아니 불 | 옳을 가 가능 가 | 버릴 기 |
③ 鉛華不可棄(연화불가기) 白粉(脂粉)은 버리는 게 옳지 않으리 ※鉛華 : 여자들이 얼굴에 화장을 할 때 바르는 흰 가루.(白粉) | ||||
莫(부:부) | 是(동:술어) | 藁(명;관) | 砧(명:목적주어) | 歸(동:목적술어) |
아닐 막 | …이다 시 | 짚 고 마를 고 | 다듬잇돌 침 | 돌아갈 귀 |
④莫是藁砧歸(막시고침귀) 藁砧이 돌아오는 것이 아닐는지?(술+목=구조) ※ 莫是(막시) : 可否나 期待를 뜻하는 반어형 추측 의문문을 구성함. ‘莫否’‘是不是’와 같음 ‘~인가 아닌가?’, ‘설마(혹시)~이 아닌가?’ | ||||
昨夜裙帶解(작야군대해) 지난 밤 치마끈이 풀리더니 今朝蟢子飛(금조희자비) 오늘 아침 거미가 날아왔네. 鉛華不可棄(연화불가기) 脂粉을 버려서는 안 되죠 莫是藁砧歸(막시고침귀) 낭군께서 돌아 올까봐 |
[集評]
○ 此詩寫閨中望遠之思 觀第三句 當其末占吉兆 當有豈無膏沐 誰的爲容之感 忽喜羅裙夜解 蟢子朝飛 倘諺語之有證 必佳期之可待 遂爾親硏螺黛 預貯蘭膏 一時愁喜開上眉尖 有盤龍玉鏡 留待郞歸之望 作者有體閨情 金荃之雋詠也 [차시사규중망원지사 관제삼구 당기말점길조 당유개무고목 수적위용지감 홀희라군야해 희자조비 당언어지유증 필가기지가대 수이친연라대 예저난고 일시수희개상미첨 유반용옥경 유대랑귀지망 작자유체규정 금전지준영야 - 현대 유폐운《시경천설》] - 現代 兪陛雲《詩境淺說》
이 詩 는 閨中 아낙의 아득히 먼 그리움을 그린 작품이다. 제3句를 보면 좋은 징조가 아직 점쳐지지 않은 때라 당연히 ‘어찌 머릿기름이 없고 목욕할 수 있겠습니까마는, 누구를 위해 모양을 낼까요’라는 느낌이 있다. 홀연 치마끈이 밤에 풀리고, 갈거미가 아침에 날아와 기뻐하였다. 혹 속설에 이런 것에 대한 증거가 있으니 필시 좋은 기약을 기다릴 수 있겠구나 했던 것이다. 드디어 직접 蛾眉를 정성껏 그리고 향기로운 머릿기름을 간직해둔다. 일시에 기쁨으로 눈썹이 퍼져 머리를 틀어 올리고 거울 앞에 앉아 낭군이 오기바라며 기다리는 것이다. 지은이가 아낙네의 감정을 곡진하게 체득하였으니 金荃을 잘 노래한 것이다.
※ 어찌 ~ 낼까요 : ≪詩經≫ <國風 衛風 伯兮>의 2章에 보이는 구절이다. <伯兮>는 부역 나가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생각하여 쓴 詩이다.
※ 金荃[금전] : 뛰어난 詞 작가이기도 했던 唐나라 溫庭筠의 詞集 ≪金荃集≫을 가리킨다. 섬세하고 婉弱한 기법으로 여성의 심리를 잘 그려내, 花間派라는 새로운 詞의 기풍을 열었다. 여기서는 온정균과 같이 감정을 잘 그려냈다는 정도의 뜻으로 보인다.
【참고 도서】
唐詩三百首詳析<대만 : 中華書局 편집부, 1955>,
唐詩三百首<傳統文化硏究會 송재소외5인 역주, 2012>,
唐詩三百首<啓明大學 出版部 구섭우 편저, 安秉烈 譯,2005>,
唐詩三百首<동서문화사 林東錫, 孫洙編 釋註 2010>,
[사진출처] [당시삼백수]옥대체(玉臺體)-권덕여(權德輿)|작성자 swings81
<2017. 01. 30. 孤松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