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2)東郊동교) - (韋應物 위응물) : 5언 고시
-동쪽 교외에서-
吏舍跼終年[리사국종년] 관청에 일년 내내 매였다가,
出郊曠淸曙[출교광청서]맑은 새벽 드넓은 교외로 나왔더라.
楊柳散和風[양류산화풍] 버드나무는 부드러운 바람을 타고,
靑山澹吾慮[청산담오려] 푸른 산은 내 생각을 깨끗하게 하는구나.
依叢適自憩[의총적자게] 수풀에 기대어 알맞게 쉬고,
緣澗還復去[연간환복거] 푸른 시내를 따라 거닐어도 보고.
微雨靄芳原[미우애방원] 보슬비에 꽃핀 들 무르익는데.
春鳩鳴何處[춘구명하처] 봄 비둘기 어디에서 울고 있는가?
樂幽心屢止[낙유심누지] 그윽한 곳 즐길 마음 몇 번이나 꺾이었나니.
遵事蹟猶遽[준사적유거] 공무에 시달리다 발걸음 오히려 바빴음이라.
終罷斯結廬[종파사결려] 이제 벼슬 그만두고 여기에 띠집을 지으리니,
慕陶眞可庶[모도진가서] 陶公을 그리던 마음 거의 다 이루리라.
[註釋]
○ 吏舍[리사] 관서, 관청
○ 跼[국] 구속한다는 뜻
○ 郊[교] ‘郭’으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 清曙[청서] 맑은 첫 새벽이라는 뜻으로 ‘淸晨’과 같다.
○ 澹吾慮[담오려] 나의 심사를 깨끗하고 맑게 해 줌.
○ 微雨[미우] 가랑비. 보슬비
○ 靄[애] 촉촉하고 윤기 있는 모양인데, 여기서는 윤택함을 돕는다(動詞)로 쓰였다.
○ 春鳩[춘구] 봄의 산비들기. 그러나 혹 봄에 우는 뻐꾹새를 말하기도 함.
○ 樂幽心[악유심] 은거하고 싶은 마음을 뜻한다.
○ 遵事蹟[준사적] 公務로 일을 처리하는 삶을 뜻한다.‘蹟’은 자취, 일상생활을 가리켜 말함.
○ 終罷斯[종파사] 끝내 이 관직을 마침. 퇴직한 뒤의 일을 기대함. 斯[사] 期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四部叢刊本> ≪韋江州集≫.
○ 結廬[결려] 집을 짓는다는 뜻으로, 陶淵明의 <飮酒>가운데“사람 사는 세상에 집을 지었ㅈ;만, 車馬의 시끄러움이 없구나. [結廬在人境 而無車馬喧]”라는 구절에서 인용한 것이다.
○ 陶[도] 陶淵明을 지칭한다.
○ 眞[진] ‘直’으로 되어있는 본도 있다.
○ 庶[서] ‘庶幾’와 같음. 기대함. 바람. 희망함.
[通譯]
내 평생 관아에 얽매어 있다가 밝은 첫 새벽에 넓은 교외로 나와 본다. 버들은 봄 봄바람에 흔들리고 청산은 나의 근심을 담담하게 해준다. 숲 속 나무에 기대어 있자니 혼자 쉬기에 딱 좋건만, 시냇물 따라 또 다시 돌면서 산책을 한다. 보슬보슬 내린 봄비에 꽃핀 들판은 촉촉하게 젖어있는데, 이디에선가 봅 비둘기 우는 소리가 들린다. 이렇게 좋은 곳을 찾아 은거하고픈 마음은 종종 세속의 업무 때문에 저지당하고, 설령 일전대로 공무를 본다 해도 그 생활은 더더욱 급급해지고 번잡스러워진다. 그러나 내가 마침내 관직을 그만두고 돌아와 여기에 집을 짓는다면, 도연명처럼 살고자 하던 나의 평생 염원을 이룰 수 있으리라.
[解題 및 作法分析]
韋應物은 大曆 14년(779) 43세 때, 장안의 京兆府 工曹의 신분으로 鄠縣令이 되고 같은 해 6월에 櫟陽縣令으로 전보 발령을 받았는데, 병을 핑계로 부임하지 않고 善福精舍로 들어갔다. 이 시는 鄠縣令으로 재직하던 779년 봄에 쓴 것으로 추정된다.
위응물은 일생동안 도연명의 사람됨을 흠모하여, 陶淵明의 詩風을 자주 모방하였다고 한다. 그의 저서 <擬古詩> 12수 가운데 <效陶彭澤>·<效陶體>·<雜詩> 5 首 등에서 이러한 면을 볼 수 있다. 이 시의 결구 또한 관직을 그만 둔 후 도연명처럼 은거하고 싶다는 염원을 드러내었다.
韋應物의 시 가운데에서 五言이 七言보다 많다. 蘇軾이 일찍이 그의 한 수의 시 가운데에서 말하기를, ‘樂天長短三千首 卻遜韋郞五字詩’라고 하였는데, 소식의 눈에는 위응물의 五言詩가 白居易를 능가하였다고 본 것이다. 그(위응물) 동 시대의 劉長卿과 더불어 가히 쌍벽이라고 할 만하다.
이 詩는 모두 3 段인데 每 段은 4 句이다. 공무를 감당하지 못하여 동교로 나와 마음속의 티끌 같은 생각을 씻어버림을 읊었다. 다음 句 ‘出郊曠清曙’는 ‘郊’자를 지적해내고, ‘楊柳散和風’아래의 여섯 句는 동교 봄들의 경치를 썼으며, 끝의 네 句는 感興하여 관직을 파한 후에 陶淵明의 은거한 마음을 본받기를 원하였다.
[韻律]
이 詩에서는 去聲 六韻 御韻을 썼는데, 曙·慮·去·處·遽·庶 등 여섯 자가 협운(통운)이다.
[全唐詩]
卷192_48 《東郊》韋應物
吏舍局終年,出郊曠清曙。楊柳散和風,青山澹吾慮。
依叢適自憩,緣澗還複去。微雨靄芳原,春鳩鳴何處。
樂幽心屢止,遵事蹟猶遽。終罷斯結廬,慕陶真可庶。
-동쪽 교외에서
관청에
일년 내내 매였다가
맑은 새벽
드넓은 교외로 나왔더라.
버드나무
부드러운 바람을 흩고
푸른 산은
내 생각을 깨끗하게 하는구나.
수풀에 기대어
알맞게 쉬고
시내를 따라
거닐어도 보고.
보슬비에
꽃핀 들 무르익는데
봄 비둘기
어디에서 울고 있는가?
그윽한 곳
즐길 마음 몇 번이나 꺾이었나니
공무에 다니다
발걸음 오히려 바빴음이라.
이제 벼슬살이 그만두고
여기다 띠집 지으리니
陶公을 그리던 마음
거의 다 이루리라.
[平仄]
吏舍跼終年(리사국종년)●●●○○(去去入平平) 吏lì 舍shè 跼jú 終zhōng 年nián,
出郊曠清曙(출교광청서)●○●○⊙(入平去平上) 出chū 郊jiāo 曠kuàng 清qīng 曙shǔ。
楊柳散和風(양류산화풍)○●●○○(平上去平平) 楊yáng 柳liǔ 散sàn 和hé 風fēng,
青山澹吾慮(청산담오려)○○●○⊙(平平去平去) 青qīng 山shān 澹dàn 吾wú 慮lǜ̀。
依叢適自憩(의총적자게)○○●●●(平平入去去) 依yī 叢cóng 適shì 自zì 憩qì,
緣澗還複去(연간환복거)○●○●⊙(平去平入去)(緣yuán 澗jiàn 還huán 複fù 去qù。
微雨靄芳原(미우애방원)○●●○○(平上上平平) 微wēi 雨yǔ 靄ǎi 芳fāng 原yuán,
春鳩鳴何處(춘구명하처)○○○○⊙(平平平平去)春chūn 鳩jiū 鳴míng 何hé 處chù。
樂幽心屢止(악유심루지)●○○●●(入平平上上) 樂lè 幽yōu 心xīn 屢lǔ 止zhǐ,
遵事蹟猶遽(준사적유거)○●●○⊙(平去平入去) 遵zūn 事shì 蹟jī 猶yóu 遽jù。
終罷斯結廬(종파사결려)○●○●○(平去平入平) 終zhōng 罷bà 斯sī 結jié,jiē 廬lú,
慕陶真可庶(모도진가서)●○○●⊙(去平平上去) (慕mù 陶táo 真zhēn 可kě 庶shù。
[直譯 및 文章構造]
吏(명:부) | 舍(명:부) | 跼(동:술어) | 終(형:관) | 年 (명:보어) |
벼슬아치 리 | 관청 /집 사 | 구부릴 국 | 끝(날) 종 | 해 년 |
① 吏舍跼終年(리사국종년) 관청에서 일 년 내내 구부리고 있다가 ※終年(종년: 终年[zhōngnián]) 1. 일 년간 2. 일기 3. 일 년 내내 4. 향년 | ||||
出(동:술어) | 郊(명:목적어) | 曠(형:관) | 淸(형:관) | 曙(명:보어) |
날 출 | 성밖 교 | 밝을 광 | 맑을 청 | 새벽 서 |
② 出郊曠淸曙(출교광청서) 성 밖을 나왔네, 훤하고 맑은 새벽에. | ||||
楊(명:관) | 柳(명:주어) | 散(동:술어) | 和(형;관) | 風(명:보어) |
버들 양 | 버들 유 | 흩어질 산 | 부드러울 화 | 바람 풍 |
③ 楊柳散和風(양류산화풍) 버들이 부드러운 바람에 흩어지고 | ||||
靑(형:관) | 山(명:주어) | 澹(형:술어) | 吾(대:관) | 慮(명:목적어) |
푸를 청 | 산 산 | 담백할 담 | 나 오 | 근심 려 |
④ 靑山澹吾慮(청산담오려) 푸른 산은 내 근심을 담백하게 하네. | ||||
依(동;술어) | 叢(명:보어) | 適(동:부) | 自(부:부) | 憩(동:술어) |
의지할 의 | 모일 / 수풀 총 | 갈 / 알맞을 적 | 스스로 자 | 쉴 게 |
⑤ 依叢適自憩(의총적자게) 수풀에 의지해서 알맞게 혼자 휴식하고 | ||||
綠(명:관) | 澗(명:주어) | 還(동:술어) | 復(부:부) | 去(동:술어) |
초록빛 록 | 계곡의 시내 간 | 돌 선(환) | 다시 복 | 갈 거 |
⑥ 緣澗還復去(연간환복거) 푸른 시내를 돌다가 다시 가고(거닐고) | ||||
微(형:관) | 雨(명:주어) | 靄(동:술어) | 芳(형:관) | 原(명:보어) |
작을 미 | 비 우 | 아지랑이 애 | 꽃다울 /아름다울 방 | 들 / 근원 원 |
⑦ 微雨靄芳原(미우애방원) 가랑비는 아름다운 들판에 아른거리는데 | ||||
春(명:관) | 鳩(명:주어) | 鳴(동:술어) | 何(부:부) | 處(명:보어) |
봄 춘 | 비둘기 구 | 울 명 | 어느 하 | 곳 처 |
⑧ 春鳩鳴何處(춘구명하처) 봄 비둘기는 어디에서 우는가? | ||||
樂(형:술어+관) | 幽(명;보어+관) | 心(명:주어) | 屢(부:부) | 止(동:술어) |
즐거울 악 | 그윽할 우 | 마음 심 | 여러 루 | 발 / 멈출 지 |
⑨ 樂幽心屢止(낙유심누지) 그윽한 데서 즐기려는 마음 여러 번 멈추었던 건 | ||||
遵(동:술어+관) | 事(명:보어:관) | 蹟(명:주어) | 猶(부:부) | 遽(동:술어) |
좇을 준 | 일 사 | 자취 적 | 오히려 유 | 갑자기 /황급할 거 |
⑩ 遵事蹟猶遽(준사적유거) 일을 좇아가는 발자취가 오히려 황급해서라네(분주해서라네). | ||||
終(부:부) | 罷(동:술어) | 斯(대:목적어) | 結(동:술어) | 廬(명:목적어) |
끝 / 마침내 종 | 그만둘 파 | 이 사 | 맺을 / 지응 결 | 오두막집 려 |
⑪ 終罷斯結廬(종파사결려) 나중에 이것(벼슬)을 그만두고, 오두막집을 지으면 | ||||
慕(형:술어) | 陶(명:목적어) | 眞(부:부) | 可(어:부) | 庶(동:술어) |
그리워할 모 | 질그릇 도/ 姓 도 | 참 진 | 옳을 가 ...할 것이다 가 | 여러 / 바랄서 |
⑫ 慕陶眞可庶(모도진가서) 陶(도연명)公을 흠모하기가(주어절) 정말로 바랠 수 있겠지. |
吏舍跼終年(리사국종년) 평생토록 관아에 얽매이다 出郊曠淸曙(출교광청서) 맑은 새벽 탁 트인 교외로 나가보니 楊柳散和風(양류산화풍) 버들은 부드러운 바람에 흩어지고 靑山澹吾慮(청산담오려) 청산은 나의 마음 담담하게 해준다 依叢適自憩(의총적자게) 숲에 기데 혼자 쉬기 알맞건마는 緣澗還復去(연간환복거) 시내 따라 돌다가 다시 거니네 微雨靄芳原(미우애방원) 가랑비 자욱한 꽃 핀 저 들판에 春鳩鳴何處(춘구명하처) 봄 비둘기는 어디에서 울고 있는가) 樂幽心屢止(낙유심누지) 은거를 즐기려던 마음 여러 번 막혔고) 遵事蹟猶遽(준사적유거) 공무를 따르는 삶은 여전히 분주했네. 終罷斯結廬(종파사결려) 곧 벼슬을 그만두고 이곳에 집을 지으면 慕陶眞可庶(모도진가서) 도연명 흠모하는 마음 진실로 이루겠지 |
【참고 도서】
唐詩三百首詳析<대만 : 中華書局 편집부, 1955>,
唐詩三百首<傳統文化硏究會 송재소 외 5인 역주, 2012>,
唐詩三百首<啓明大學 出版部 구섭우 편저, 安秉烈 譯,2005>,
唐詩三百首<동서문화사 林東錫, 孫洙編 釋註 2010>,
<2016. 06. 06. 孤松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