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산물의 재발견
매실을 들어보이며 만족한 표정을 짓고 있는 소비자들.
2019년 완공 예정인 신분당선 연장구간은 분당 정자역부터 수원 호매실동까지 잇는다. 칠보산 자락 호매실동은 예전 매화나무가 무수히 자생해 이런 이름을 얻었다. 개발 탓에 지금은 보기 어렵지만 이 고장 사람은 매화나무 그늘 아래서 묶은 매실주를 즐기곤 했을 것이다. 수원시가 지역 정체성을 찾기 위해 호매실동의 쌈지공원에 매실나무 단지를 조성했다고 한다.
매실청으로 고기 재면 육질 연해져
3000여 년 전 중국에서 지어진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 백매(白梅)와 오매(烏梅)의 약효가 언급되는 것으로 보아 매실은 동양에선 가장 오랜 과수로 여겨진다. 예부터 구연산을 포함한 각종 유기산과 풍부한 비타민 등을 자랑하는 매실은 음식물의 독, 피 속의 독, 물의 독, 3가지 독을 해독하는 작용이 뛰어나 ‘과실 약’이란 별칭이 따라다닌다. ‘동의보감’과 ‘본초강목’에도 간과 담을 다스리며 혈액을 정상으로 유지해주고 내장의 열을 다스리며 갈증을 조절하고 냉을 없애고 설사를 멈추게 하는 등 다양한 효능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
하지만 신맛이 몹시 강한데다 치아를 상하게 하는 등 부작용이 있어 날로 먹지는 못한다. 보통 술이나 농축액·장아찌·식초 등으로 가공한다. 이렇게 하면 약효도 좋아지고 저장성도 높아진다. 또 오래 보관할수록 맛이 더해지므로 넉넉하게 만들어 두면 유용하다. 매실의 상큼한 맛은 잃어버린 입맛을 돋워줄 뿐 아니라 피로 해소, 식중독과 갈증 방지에도 효과가 있어 매실 요리 하나만 제대로 준비해도 건강한 여름을 날 수 있다.
매실 음식을 만들 때는 무엇보다 잘 익은 매실을 골라 사용해야 한다. 상처가 나지 않은 것으로 골라 꼭지를 제거한다. 이쑤시개를 이용하면 쉽다. 물에 씻은 후에는 물기가 남아 있지 않도록 완전히 말려야 곰팡이가 생기지 않는다. 흰 설탕을 사용해야 매실 고유의 맛과 향을 더 느낄 수 있다.
가정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으로는 매실청·매실절임·매실주 등이 있다. 매실청은 물로 희석해 마시면 음료로도 그만이다. 또 육류를 잴 때 사용하면 고기가 연해진다. 매실청에서 건져낸 매실 열매살은 고추장에 박아뒀다가 장아찌로 먹는다. 매실절임은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 곁들이면 입 안이 개운해질 뿐 아니라 김밥 쌀 때 단무지 대신 넣으면 맛도 좋고 밥이 쉽게 상하지 않는다. 매실주는 병에 매실을 담고 소주를 부은 다음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 3개월 정도 뒀다가 매실주를 걸러 1년 정도 숙성시킨다. 매실청이나 절임은 과육이 크고 액이 많이 나오는 큰 매실로 만드는 것이 좋지만 매실주는 매실 씨의 성분이 많이 함유돼야 좋으므로 알이 작은 매실을 고르는 것이 좋다.
간혹 매실을 샀는데 복숭아 솎아낸 어린 열매, 또는 살구 등의 섞여 낭패를 겪곤 한다. 하지만 모습이 아주 비슷해 여간해서 구분하기 어렵다. 특히 살구와 매실은 서로 교잡이 가능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여서 정확히 구분하기가 어렵다. 열매가 크고 살이 많이 잼과 주스용으로 많이 쓰이는 ‘풍후’라는 품종은 매실로 분류돼 재배되지만, 식물학상 분류는 매실성 살구다. 따라서 믿을 수 있는 곳에서 구하는 것이 제일 좋다. 전남 광양과 곡성, 경남 하동 등의 매실마을 체험행사에 나들이 겸 참가했다가 구입해 오는 것도 한 방법이다.
윤덕한<농민신문 경제부 식품팀 기자> dkny@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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