壽則多辱 (수즉다욕)
오래 살면 욕된
일이 많다는 뜻으로
오래 살수록
망신스러운 일을 많이 겪게 된다는 말.
전국시대를 살다간
사상가 장자(莊子-莊周)의 저서
《장자(莊子)》〈천지편(天地篇)〉에는 다음과 같은
우화가 실려 있다.
그 옛날 성천자(聖天子)로 이름 높은 요(堯) 임금이
순행(巡幸)중에
화(華)라는 변경에 이르자 그곳의
관원이 공손히
맞으며 이렇게 말했다.
- "장수하시오소서."
그러자 요 임금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나는 장수하기를 원치 않네."
"그러시면 부자가 되시오소서."
"부자가 되고 싶은 생각도 없네."
"그러시면 다남(多男)하시오소서."
"그것도 나는 원치 않네.
多男하면 못난 아들도 있어 걱정의 씨앗이 되고
부자가 되면 쓸데없는 일이 많아져 번거롭고
'오래 살면 욕된 일이 많은 법이네[壽則多辱].'"
이 말을 들은 관원은 실망한 얼굴로 허공을 바라보며
중얼대듯 말했다.
"요 임금은 성인이라고 들어 왔는데 이제 보니
군자(君子)에 불과하군.
아들이 많으면 각기 분수에 맞는 일을 맡기면 걱정할
필요 없고 재물이 늘면 는 만큼 남에게 나누어주면 될텐데
진정한 성인이란 메추라기처럼 거처를 가리지 않으며
병아리처럼 아무 생각 없이 잘 먹고 새가 날아간
흔적 없는 자리처럼 자유 자재이어야 하는 법
그리고 세상이 정상이면 세상 사람들과 더불어
그 번영을 누리고 정상이 아니면 스스로 덕을 닦고
은둔하면 되지 않는가.
그렇게 한 100년쯤 장수하다가 세상이 싫어지면 그때
신선이 되어 흰구름을 타고 옥황상제(玉皇上帝)가
계시는 곳에서 놀면 나쁠 것도 없지‥."
관원은 말을 마치자 마자 그 자리를 떠났다.
허를 찔린 요 임금은 좀더 이야기를 들어보려 했으나
어디로 사라졌는지 찾을 길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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