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세상사는 이야기

엄마가 맹모니?

착한 인생 2017. 4. 5. 03:07

 얼마전에 예능프로그램인 SBS방송국의 'K팝스타 6'에서 출연자인 '샤넌'이 가수 박진영(JYP엔터테인먼트 대표)의 노래 '어머님이 누구니?'를 불러서 히트를 쳤다.

'어머님이 맹모니?', '엄마가 맹모니?'도 그런 연유에서 머리에 떠 올라 만든 용어이다.

'엄마가 맹모니?'

'맹모', 는 한자로 쓰면  '孟母'이다. 孟母는 또 '孟母三遷之敎(맹모삼천지교)'라는 고사성어에서 인용한 말이다. '맹모삼천지교'는 유명한 말이다.  맹모는 孟子의 어머니이고, 삼천은 교육을 위해 세 번 이사를 했다는, 지교는 그렇게 해서 교육을 시켰다는 뜻인데, 맹자의 어머니가 아들인 맹자의 교육을 위해 세 번 이사를 해서 맹자를 중국의 유명한, 아니 세계의 유명한 사상가 철학가로서 탄생하게 된  것을 뜻하는 말이다.

맹자(孟子)는 어려서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므로 어머니 손에서 교육을 받고 자랐다. 그의 어머니는 현명한 사람으로 아들 교육에 남달리 관심이 많았고 지혜로운 사람이었다. 맹자가 어머니와 처음 살았던 곳은 공동묘지 근처였다. 놀만 한 벗이 없 던 맹자는 늘 보던 것을 따라 곡(哭)을 하는 등 장사(葬事)지내는 놀이를 하며 놀았다. 이 광경을 목격한 맹자의 어머니는 안 되겠다 싶어서 이사를 했는데, 하필 시장 근처였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맹자가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장사꾼들의 흉내를 내면서 노는 것이었다. 맹자의 어머니는 이곳도 아이와 함께 살 곳이 아니구나 하여 이번에는 글방 근처로 이사를 하였다. 그랬더니 맹자는 책 읽고 글 배우는 일에 열중하며 어른을 공경(恭敬)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마침내 맹자 어머니는 이곳이야말로 아들과 함께 살 만한 곳이구나 하고 그곳에 머물러 살았다고 한다.이러한 어머니의 노력으로 맹자는 유가(儒家)의 뛰어난 학자가 되어 아성(亞 聖)이라고 불리게 되었으며, 맹자 어머니는 고금에 현모양처(賢母養妻)의 으뜸으로 꼽히게 되었다.

맹자도 어릴 때는 무식하였다. 배우지 않았다는 말이다. 누구든지 어릴 때는 무식한 것은 마찬가지이다. 배우지 않은 것은 사실이니까. 그런 맹자도 처음 이사한 곳인 공동묘지 근처 마을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당연히 장사(葬事)지내는 분야에 일가견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하다. 즉 학문으로 배우지 않아도 주위 환경에 접하다 보면 습득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 그러나 유명한 맹자도 잠시 그런 환경에서 잠깐동안 배웠을 뿐이지 전문가는 아니었다.

일전에  고향 어르신이 돌아가신 일이 있어 장지(葬地)를 사전 답사를 하는 과정에서 작업을 한 적이 있었는데, 한 어린 고향 후배가 가만히 주변에 앉아서 요리 조리 지시를 한다. 물론 장사(葬事)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그렇다고 '지관(地官)'은 아니다. 그저 동네에서 살다보니 장사지내는 사례가 가끔 있었고, 또 그런 일에 참여를 하다보니 보고 배운 게 있었나보다. 마치 맹자의 어린 시절처럼......

속으로 생각하기 지나 내나 이런 일에는 마찬가지인데, 미주알 고주알 간섭하는 것이  웃겨서

'멍마가 맹모니?'

웃으면서 한마디 던진 적이 있었다.

맹모삼천지교 고사성어처럼 너도 엄마따라 이사다니다가 葬事지내는 법을 배웠냐고 비꼰 말이다.  별로 잘 알지도 못하는 일에 어깨너머로 조금 배웠다고 가만히 앉아서 지껄이는 모습이 웃기고 괘씸해서 한 말이지만,  당사자는 이해하지는 못한 듯 하였다.

요즘 시골에 가면 이런 상황이 가끔 벌어진다. 지관도 아닌 주제에 여기저기서 감놔라 곶감놔라 식으로 .

벼는 익은 게 고개를 숙인다던가  아니면 주제파악을 하라는 게 더 적당한 말인지도 모르지.

갑자기 '맹모가 엄마니?'라고 떠오른 게  이상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