京師得家書(경사득가서) 북경에서 잡 편지를 받고서 袁凱(원개, 明)
江水三千里(강수삼천리)고향은 강물 따라 삼천리
家書十五行(가서십오행)고향에서 온 편지는 겨우 열다섯 줄
行行無別語(행행무별어)한 줄 한 줄 별 다른 얘긴 없고
只道早還鄕(지도조환향) 빨리 고향으로 돌아오란 얘기 뿐
* 경사(京師) : 수도를 뜻하는 말로서 여기서는 금릉(金陵: 南京)을 가리킨다.
* 길 도(道) : 여기서는 말할 도(道)로 쓰임
이 시가 明대에 지어진 오언절구 가운데 최고의 걸작이 아닐까 한다.
사실 이런 시 한 편을 지을 수 있는 것이라면 며칠, 아니 몇 달의 밤을 하얗게 지샌다 한들 결코 억울하지가 않을 거다. 중학생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쉬운 언어로 쓰여진 이 시에서 언외(言外)의 뜻으로 다가오는 시인의 숱한 얘기와 사연들이 시를 읽는 이의 가슴을 두고두고 아리게 한다. 아마도 시인의 가슴팍에는 강물만큼이나 많은 눈물이 고였을 것이다.<태헌의 書>
고향과 北京 사이에 강물이 삼천리나 흐르고 있다. 고향에 찾아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빨리 고향에 돌아와라’라는 말 속에서 서로에 대한 그리움은 열다섯 줄의 글로 충분히 전달되었다. 사실 얼마나 하고 싶은 말이 많을까? 하지만 그 모든 것은 고향에 빨리 돌아오라는 말에 앞서지 못한다. 몇 줄로 간결하게 표현한 것은 구구절절 장황하게 설명을 한 어떠한 긴 편지보다도 더 애틋한 느낌을 준다.
<월주의 書>
江水三千里(강수삼천리)○●○○● 江jiāng 水shuǐ 三sān 千qiān 里lǐ
家書十五行(가서십오행)○○●●◎ 家jiā 書shū 十shí 五wǔ 行háng
行行無別語(행행무별어)○○○●● 行háng 行háng 無wú 別bié 語yǔ
只道早還鄕(지도조환향)●●●○◎ 只zhǐ 道dào 早zǎo 還huán 鄕xiāng
기구와 승구는 對仗을 이루고 있다.
江水(강의 물)과 家書(집의 소식)가 명사+명사로서 對가되고
三千(삼천)과 十五(열다섯)이 양사+양사로서 對가 되고
里(거리)와 行(줄, 행)이 명사로서 對가 된다.
측기식으로서 오언절구 近體詩에 적용된다. 起句의 제2자가 孤仄이지만 무시해도 무방하다. 허지만 제2句末의 ‘行(항)’과 제3구의 ‘行行(항항)’은 ‘同字重出’은 약간의 흠.
韻은 下平聲 七韻 陽韻이고 韻脚은 行, 鄕이다.
< 陽韻의 韻目> 陽長光行相商堂漿觴方蒼茫梁腸望<바랄망>洋荒唐藏場臧囊忘障蔣慌忙鄕楊揚香昌章張王房芳塘妝常涼霜央泱鴦秧嬙床娘莊黃倉皇裝殤襄驤湘箱緗創芒嘗償檣槍坊郎狂强康岡匡遑妨棠翔良航倡倀羌慶姜僵韁疆糧穰將牆桑剛祥詳徉佯粱量羊傷湯魴樟彰漳璋猖防筐煌隍凰蝗惶廊浪襠滄綱亢吭潢鋼喪盲簧傍汪瑯當庠裳昂糖瘍鏘杭邙贓滂禳攘瓤搶螳踉眶煬閶彭亡殃薔瓖孀搪彷胱磅膀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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