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4) 怨情(원정) - 이백(李白 ; 701-762) 원망하는 마음 : 5언 절구
美人捲珠簾[미인권주렴] 미인이 주렴을 걷고서
深坐顰蛾眉[심좌빈아미] 오래 앉아 눈썹을 찡그린다.
但見淚痕濕[단견루흔습] 단지 눈물에 젖은 흔적 뿐
不知心恨誰[부지심한수] 마음으로 누구를 한하는지 모르겠구나.
[註釋]
○ 卷珠簾[권주렴] 주렴을 걷는다는 것은 규방의 여인이 그리워하는 사람이 돌아오기를 바라면서 멀리 바라보는 것을 뜻한다. ‘珠簾’은 구슬을 엮어서 만등 발을 의미한다.
○ 深坐顰蛾眉[심좌빈아미] ‘深坐’는 ‘오랫동안 앉아 있음’을 뜻한다. ‘顰蛾眉’는 눈썹을 찡그리는 것인데, 오랫동안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아 실망하는 모습을 형용한다. ‘顰’이 ‘蹙(대지를 축)’으로 되어있는 본도 있다.
[通譯]
미인이 주렴을 걷고서 님이 오시나 멀리 바라본다. 오랫동안 바라보아도 기다리는 님은오시지 않으니, 실망하여 눈썹을 찌푸린다. 다만 보이는 것은 그녀가 흘린 눈물자국이니. 말없이 흘린 그 눈물이 누구를 원망하여 흘린 것인지 알 수가 없다.
[解題 및 作法分析]
이백의 시에는 불행한 여인을 화자로 내세워 멀리 떠나 있는 情人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그려내 작품들이 다소 있는데, 이 작품 역시 閨怨詩(閨房의 哀歡을 담은 시)이다.
. 詩人은 幽怨의 情과 態를 描寫하는 데 중점을 두었으므로 제목을 ‘怨情’이라 하였다. 제1·2句앞는 주렴을 걷고 멀리 바라보는 것에서 오래도록 앉아 기다리며 눈썹을 찡그리는 여인의 모습을 그려냈다. 이를 통해 閨房의 여인의 그리움이 얼마나 괴로운지를 표현하고 있다. 제3구 역시 말없이 눈물 흘리는 여인의 모습을 통해 그녀의 내면의 괴로움을 드러내었다. 이 三句는 幽怨의 情態를 묘사한 것이라면, 末句는 재목의 ‘怨(怨恨)’을 지적해 내었다. 그러나 원망의 대상이 누구인지 지금까지 충분히 암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不知心恨誰 ’라고 하여 여운을 남기고 있다. 章燮 注에 말하기를 “首句는 바라봄을 썼고, 次句는 근심으로 이를 이었고, 그런 뒤에 눈물의 흔적을 그려내어 깊고 얕음이 차례가 있으며, 자유자재로 끄집어내어 妙筆 아님이 없다고 하였다.
薛維翰의 <閨怨>에 “미인의 원망이 얼마나 깊은지, 정을 머금고 금각에 기대어, 웃지않고 말하지도 않고, 구슬 같은 눈물이 어지러이 흘린다. [美人怨何深 含情倚金閣 不笑復不語 珠淚紛紛落]”라고 한 것은 章燮이 유사하여 참조할 만하다. 李珥 ≪精言妙選≫<仁字集> 오언절구에 選集되어 있디.
※ 章燮(淸), 《唐詩三百首注疏》
[韻律]
이 시는 古絶이다. 앞 兩句는 律 에 맞지 않는다. 3句, 4句 兩句는 孤平을 만들어 拗句한 현상이다. 제 3 구 ‘但見淚痕濕(단견루흔습) ●●●○●’이 되어 ‘痕’자가 孤平이다. 淚자는 본디 平을 써야 하는데 仄을 썼으므로 拗이다. 제 4 구의 제 3자 ‘心’은 平聲을 써서 이를 구하였다. 詩는 上平聲 4韻 支韻을 썼는데 韻脚은 眉·誰이다.
※ 3.古絶(고절) :平仄을 造化시키지 않은 四句詩이다. 古詩와 서로 같다.
[全唐詩]
卷184_40 《怨情》李白
美人卷珠簾,深坐顰蛾眉。但見淚痕濕,不知心恨誰。
원망하는 정
美人이
구슬발 걸고서
오래 앉아
눈썹을 찡그린다.
다만 눈물에
젖은 흔적 보이나
몰라라,
마음속으로 누구를 恨하는지?
[平仄]
美人捲珠簾(미인권주렴) ●○●○○(上平上平平, B식)
美měi 人rén 捲juǎn 珠zhū 簾lián,
深坐顰蛾眉(심좌빈아미) ○●○○◎(平去平平平, A식)
深shēn 坐zuò 顰pín 蛾é, 眉méi。
但見淚痕濕(단견루흔습) ●●●○●(去去去平入, a식)
但dàn 見jiàn 淚lèi 痕hén 濕shī,
不知心恨誰(부지심한수) ●○○●◎(入平平去平, B식)
不bù 知zhī 心xīn 恨hèn 誰shéi
위 시가 律에 合하려면, < 二. 平起格平聲韻定式 ◑平平仄仄, ◐仄仄平平韻, ◐仄平平仄, 平平◐仄平叶, (首句에 韻을 쓰면 응당 平平仄仄平韻이 되어야 한다.)> 의 형식(bAaB 또는 BAaB)과 같아야 한다. 즉 ◑○○●●(또는 ,◑○○●◎) ◐●●○◎韻, ◐●○○●, ○○◐●◎叶, 의 평측으로 작시되어야 한다. [韻律] 에서 언급한‘3句, 4句 兩句는 孤平을 만들어 拗句한 현상’이란 의미는 제3구의(●●●○●) 제4자(痕)가 측성에 둘러싸여 홀로 평성이 된 孤平을 말함인데, 고평을 면하려면 本句(제3구)의 제3자를 평성으로 해야 된다. 그런데 작자는 .그렇게 하지 않고 對句인 제4구의 제3자를 본래 형식인 ‘○○◐●◎叶’의 측성대신 평성(心)으로 작시하여 ‘●○○●◎’와 같이 제4자를 고측형식으로 만듦으로써 제3구의 ‘拗’인 孤平을 구한 것이다. 이렇듯 本句에서 拗를 구하지 않고 對句에서 拗를 구하여 合律로 만드는 방법을 對句相救라 한다. 만약 本句에서 自救하려면 제3자를 평성으로 해야 한다{本句自救}.
[直譯 및 文章構造]
美(형:관) | 人(명:주어) | 捲(동:술어) | 珠(명:관) | 簾(명:목적어) | ||
아름다울 미 | 사람 인 | 말, 걷을 권 | 구슬 주 | 발 렴 | ||
① 美人捲珠簾(미인권주렴) 미인이 주렴을 걷고서 | ||||||
深(형:부) | 坐(동:부) | 顰(동:술어) | 蛾(명:관) | 眉(명:목적어) | ||
깊을 심 | 앉을 좌 | 찡그릴 빈 | 나방, 초승달 아 | 눈썹 미 | ||
② 深坐顰蛾眉(심좌빈아미) 오래 앉아서 초승달 (같은) 눈썹을 찡그린다. | ||||||
但(부:부) | 見(동:술어) | 淚(동:관) | 痕(명:관) | 濕(명:목적어) | ||
다만 단 | 볼 견 | 눈물 흘릴, 눈물 루 | 흔적 흔 | 축축할,습기 습 | ||
③ 但見淚痕濕(단견루흔습) 다만 눈물 흘린 흔적의 습기가 보일 뿐 | ||||||
不(부:부) | 知(형:술어) | 心(명:목적어+주어) | 恨(동:목적술어) | 誰(명:목적어) | ||
아닐 부 | 알 지 | 마음 심 | 한할 한 | 누구 수 | ||
④ 不知心恨誰(부지심한수) 마음이 누구를 한하는지를 모르네. | ||||||
美人捲珠簾(미인권주렴) 미인이 구슬발 걷고서 深坐顰蛾眉(심좌빈아미) 오래 앉아 눈썹을 찡그리네. 但見淚痕濕(단견루흔습) 다만 눈물에 젖은 흔적 보이나 不知心恨誰(부지심한수) 몰라라, 마음은 누구를 한하는지. |
[集評]
○ 心中念故人 淚隨不知止 此陳思王怨詩語也 明說出箇故人來 覺古人猶有未工- 明 胡震亨 ≪李詩通≫
심중염고인 누수부지지 차진사왕원시어야 명설출개고인래 각고인유유미공 - 명 호진형 ≪이시통≫
“마음속으로 옛사람을 생각하며 떨어지는 눈물 그칠 줄 모른다.” 이는 陳思王(曹植)의 <怨詩>의 내용인데, 故人이라고 분명하게 말하였으니, 古人(조식)조차도 공교롭지 못한 부분이 있음을 알겠다.
○ 鐘云 二語 有不敢前問之意 溫在之極 – 明 鐘惺 ≪唐詩歸≫ 卷16 盛唐11
종운 이어 유불감전문지의 온재지극 – 명 종성 ≪당시귀≫ 권16 성당11
종성은 말한다. “두 구에는 감히 앞에서 묻지 못한 뜻이 있어 지극히 溫柔하고 和順하다.”
○ 首句寫望 次句繼之以愁 然後寫出有痕 深淺有序 信手拈來 無非妙筆 - 淸 章燮 《唐詩三百首注疏》
수구사망 차구계지이수 연후사출유흔 심천유서 신수념래 무비묘필 - 청 장섭 《당시삼백수주소》
첫 구는 바라보는 것을 써ㅛ고, 다음 구는 근심으로 이었으며, 그런 다음에 눈물의 흔적을 그려내었으니, 깊고 얕음에 순서가 있다. 손 가는대로 가져다 썼으나 妙筆이 아닌 것이 없다.
【참고 도서】
唐詩三百首詳析<대만 : 中華書局 편집부, 1955>,
唐詩三百首<傳統文化硏究會 송재소외5인 역주, 2012>,
唐詩三百首<啓明大學 出版部 구섭우 편저, 安秉烈 譯,2005>,
唐詩三百首<동서문화사 林東錫, 孫洙編 釋註 2010>,
[사진출처][당시삼백수]원정(怨情:원망하는 마음)-이백(李白)작성자 swings81
<2016. 11. 28. 孤松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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