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 新嫁娘(신가낭) 새색시 - 王建(왕건) : 5언 절구
三日入廚下[삼일입주하] 새색시 사흘 만에 부엌으로 들어가
洗手作羹湯[세수작갱탕] 손 씻고 국을 끓이네.
未諳姑食性[미암고식성] 시어머니 입맛 잘 알지 못해
先遣小姑嘗[선견소고상] 먼저 시누이에게 맛보게 하네.
[註釋]
○ 三日入廚下[삼일입주하] 옛 풍습에 신부가 혼인한 지 三日이 지나면 부엌에 나가서 손수 음식을 차렸다고 한다.
○ 羹湯[갱탕] 고기와 채소를 넣어 끓인 국을 뜻하는데, 여기서는 代喩法으로 신부가 차린 음식을 말한다.
※ 代喩法: 사물의 한부분이나 속성을 들어서 전체나 자체를 나타냄. <‘백의천사’를 간호사를 뜻하듯 하는 비유>
○ 未諳姑食性[미암고식성] ‘未諳’은 익숙하게 아ᅟᅵᆯ지 못한다는 듯이고, ‘姑’는 시어머니를 의미.
○ 小姑[소고] 남편의 여자 형제를 지칭. ‘小姑’가 ‘小娘’으로 되어있는 본도 있음.
○ 遣[견] 사역형 조동사. ‘보내어 ~ 하도록 하다.’의 뜻.
○ 嘗[상] ‘嚐(맛볼 상)’과 같음. 맛을 봄.
[通譯]
새 신부는 시집온 지 사흘이 되자 부엌에 나가 정갈하게 손을 씻고 밥과 국을 끓인다. 시어머니의 식성을 알지 못하니 먼저 시누이에게 맛보게 한다.
[解題 및 作法分析]
이 작품은 새신부가 결혼하여 처음 신혼하는 모습을 그린 3首의 詩 中 세 번째 작품으로, 처음 음식을 지어 시부모에게 올리는 情景을 읊은 시이다. 매우 단순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洗手’에서는 신부의 조심스러움이 드러나고, 시누이에게 먼저음식을 맛보게 하는 대목에서는 그녀의 지혜가 드러나, 새신부의 心理와 情態가 매우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이 작품은 寓意(우의)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기도 하는데, 왕건이 관직에 처음 나갈 때의 신중함을 새신부에 의탁하여 읊은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왕건은 악부시에 뛰어났는데 이 작품은 악부의 민요적 情趣가 느껴진다.
首句는 제목의 나타내었고, 次句는 ‘洗手’로 깨끗함을 보이고‘作’ ‘湯’으로 食事를 주관하여신부가 부엌에 가서 그 婦道를 다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3 ․ 4 兩句는 시어머님을 받들어 그 효도를 다하고 있음을 描寫했다. 그러나 詩 가운데 묘사가 극히 細微하니, 시어머니의 식성을 알지 못함이 두려워 시누이로 하여금 맛보게 하였다. 친절함이 가히 기쁘다.
[韻律]
首句의 ‘廚.’는 孤平이다. 또 次句는 救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는 古絶이다. 詩는 下平聲 7韻인 陽韻을 썼는데, 韻脚은 湯 ․ 嘗이다.
※ 3.古絶(고절) :平仄을 造化시키지 않은 四句詩이다. 古詩와 서로 같다.
[全唐詩]
卷301_22 《新嫁娘詞三首》王建
鄰家人未識,床上坐堆堆。郎來傍門戶,滿口索錢財。
錦幛兩邊橫,遮掩侍娘行。遣郎鋪簟席,相並拜親情。
三日入廚下,洗手作羹湯。未諳姑食性,先遣小姑嘗。
242. 신가낭(新嫁娘)-왕건(王建)
새아씨
새아씨 사흘만에
부엌에 들어가서
손 씻고
국을 끓이네.
시어머님
식성을 알지 못해서
시누이 시켜
먼저 맛보게 하는구나.
[平仄]
三日入廚下(삼일입주하)○●●○●(平入入平去) 三sān 日rì 入rù 廚chú 下xià
洗手作羹湯(세수작갱탕)●●●○◎(上上入平平) 洗xǐ 手shǒu 作zuò 羹gēng 湯tāng
未諳姑食性(미암고식성)●○○●●(去平平入去)未wèi 諳ān 姑gū 食shí 性xìng
先遣小姑嘗(선견소고상)○●●○◎(平上上平平)先xiān 遣qiǎn 小xiǎo 姑gū 嘗cháng
首句 제2자가 측성이므로 측기식이고, 평성운이니 이 형식은 ≪,一. 仄起格平聲韻定式, ◐仄平平仄, 平平◐仄平韻, ◑平平仄仄, ◐仄仄平平叶 (首句에 韻을 쓰면 응당 仄仄仄平平韻이 되어야 한다.)≫이라야 한다.
[韻律]에서 ‘ 首句의 ‘廚.’는 孤平이다. 또 次句는 救하지 않았다. ’라는 의미는
<本句自救>로 고평을 구하려면 제1구 ‘三日入廚下(삼일입주하)○●●○●’를 ○●○○●와 같이 제3자를 평성으로 만들면 된다. 이러면 제2자가 고측이 되는데 孤平이 되는 것보다는 낫다. 고측까지 면하려면 定式대로 ●●○○●하면 되지만 그렇지 않으니. 대신 次句에서 <對句相救>로 구하는 것인데, 次句를 ○○○●◎이나 ●○○●◎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즉 首句가 고평이면 次句에는 고측으로 만들면 된다. 단 二四不同이라는 평측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만 가능하다.
제3구와 제4구는 모두 律에 맞다.
제1구와 제2구가 평측에 있어서 反法(반대로 되는 평측배열법)에 어긋났으며, ‘姑’가 제3구와 제4구에 重字(중첩된 글자) 로 되어있어 이 또한 律에 맞지 않는다. 이시는 古風형식이다.
古風은 이미 언급했듯이 古體詩(古詩)와 近體詩(絶句)의 律格을 혼용한 古詩이라고 보면 되는데, 주로 唐代이후 시인들이 많이 지었다.(당시삼백수에 실린 古絶은 대부분이 古風으로 보면 된다)
一. 仄起格平聲韻定式 ◐仄平平仄, 平平◐仄平韻, ◑平平仄仄, ◐仄仄平平叶 (首句에 韻을 쓰면 응당 仄仄仄平平韻이 되어야 한다.)
二. 平起格平聲韻定式 ◑平平仄仄, ◐仄仄平平韻, ◐仄平平仄, 平平◐仄平叶, (首句에 韻을 쓰면 응당 平平仄仄平韻이 되어야 한다.)
三. 仄起格仄聲韻定式 ◐仄平平仄韻, ◑平平仄仄叶, 平平◐仄平 ◐仄平平仄叶
四. 平起格仄聲韻定式◑平平仄仄韻, ◐仄平平仄叶, ◐仄仄平平, ◑平平仄仄叶
< ◑는 평성, 측성 어느 것으로 사용해도 무방하다는 표시 >
[直譯 및 文章構造]
三(양:관) | 日(명:부) | 入(동:술어) | 廚(명:보어) | 下(동:술어) |
석 삼 | 날 일 | 들 입 | 부엌 주 | 아래 하 내릴 하 |
① 三日入廚下(삼일입주하) 세 번째 날 부엌에 들어가 내려가서 (散文) 三日始入廚而下. | ||||
洗(동:술어) | 手(명:목적어) | 作(동:술어) | 羹(명:관) | 湯(명:목적어) |
씻을 세 | 손 수 | 만들 작 | 국 갱 | 끓일 탕 국 탕 |
② 洗手作羹湯(세수작갱탕) 손을 씻고, 국탕을 만드네. | ||||
未(부:부) | 諳(동:술어) | 姑(명:관) | 食(명:관) | 性(명:목적어) |
아닐 미 | 알 암 | 시어머니 고 | 먹을 식 | 성품 성 |
③ 未諳姑食性(미암고식성) 시어머니의 식성을 알지 못해서 | ||||
先(뷔부) | 遣(조사: 관) | 小(형:관) | 姑(명:주어) | 嘗(동:술어) |
먼저 선 | 하여금 견 | 작을 소 | 시어머니 고 | 맛볼 상 |
④ 先遣小姑嘗(선견소고상) 먼저 시누이로 하여금 맛보게 하네.
※遣小姑[견소고] ‘遣’은 ‘~ 하여금…하게 하다., ~에게… 시키다.’, ‘小姑’‘시누이’ 따라서 ‘시누이로 하여금… 하게 하다’의 풀이가 된다.(동의어 : 使, 令 등과 사용이 같음)
| ||||
三日入廚下(삼일입주하) 새아씨 사흘 만에 부엌에 들어가서 洗手作羹湯(세수작갱탕) 손 씻고 탕국을 끓이네. 未諳姑食性(미암고식성) 시어머님 식성을 알지 못해서 先遣小姑嘗(선견소고상) 시누이 시켜 먼저 맛보게 하는구나. |
[集評]
○ 王建新嫁娘詩云 三日入廚下 洗手作羹湯 未諳姑食性 先遣小姑嘗 張文潛寄衣曲云 別來不見身長短 試比小郞衣更長 二詩當以建爲勝 文潛詩與晉人參軍 新婦之語 俱有病.[ 왕건신가낭시운 삼일입주하 세수작갱탕 미암고식성 선견소고상 장문잠기의곡운 별래불견신장단 시비소랑의경장 이시당이건위승 문잠시여진인참군 신부지어 구유병. - 송 유극장 ≪후촌집≫ 권17] - 宋 劉克莊 ≪後村集≫ 卷17
王建은 <新嫁娘>이라는 詩에서 “ 三日入廚下 洗手作羹湯 未諳姑食性 先遣小姑嘗”이라 하였고, 張文潛(張耒)은 <寄衣曲>에서 “이별한 뒤에 서방님 키를 알지 못해, 시동생에게 대어보고, 옷을 좀 크게 짓는다네.[別來不見身長短 試比小郞衣更長]”라고 하였는데, 두 작품 중 王建의 것이 뛰어나다. 張耒(장뇌)의 詩는 晉나라 參軍과 新婦의 이야기와 더불어 모두 病弊가 있다.
1) 晉나라 參軍과 新婦의 이야기 : 晉나라 參軍은 王渾의 동생으로 王大將軍參軍을 지낸 王淪을 지칭한다. 왕혼이 부인 鍾氏에게 아들 王濟가 만족스럽다고 하자, 종씨는 만약 자신이 新婦로서 參軍에게 시집갔다면 더 뛰어난 아이를 낳았을 것이라 말한 것을 지칭한다. ≪世設新語≫ 참조.
○ 詩到眞處 一字不可移易[ 시도진처 일자불가이역 - 청 심덕잠《당시별재집》권 19 ] - 淸 沈德潛《唐詩別裁集》卷19
詩가 진실한 경지에 도달하였으니, 한 글자라도 옮기거나 바꿀 수 없다.
【참고 도서】
唐詩三百首詳析<대만 : 中華書局 편집부, 1955>,
唐詩三百首<傳統文化硏究會 송재소외5인 역주, 2012>,
唐詩三百首<啓明大學 出版部 구섭우 편저, 安秉烈 譯,2005>,
唐詩三百首<동서문화사 林東錫, 孫洙編 釋註 2010>,
[사진출처] [당시삼백수]新嫁娘(신가랑)/新嫁娘詞三首之三(신가랑사3수지3) - 王建(왕건)|작성자swings81
<2017. 01. 23. 孤松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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