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중국한시교실/ ---古詩(5언고시)

(023)春泛若耶溪(춘범약야계)봄날 약야계에 배 띄우고- (綦毋潜 기무잠): 5언 고시

착한 인생 2019. 5. 28. 09:54

(023)春泛若耶溪(춘범약야계) - (綦毋潜 기무잠): 5언 고시

-봄날 약야계에 배 띄우고-

   

                   幽意無斷絶[유의무단절] 그윽한 살고픈 마음은 끝없이 이어져

                   此去隨所偶[차거수소우] 이처럼 가며 우연히 가는대로 따라가네.

                   晩風吹行舟[만풍취행주] 저녁 바람 떠가는 배에 불어오고

                   花路入溪口[화로입계구] 꽃길 따라 계곡 입구에 들어서네.

                   際夜轉西壑[제야전서학] 밤이 되자 서쪽 계곡으로 돌아드니

                   隔山望南斗[격산망남두] 산 너머로 南斗별이 바라보이네.

                   潭煙飛溶溶[담연비용용] 물안개 뭉게뭉게 날아들고

                   林月低向后[임월저향후] 수풀의 달빛은 나지막이 뒤로 내린다.

                   生事且彌漫[생사차미만] 살아갈 일 또한 막막하니

                   愿爲持竿叟[원위지간수] 낚시하는 노인이 되고 싶어라.

 

[註釋]

若耶溪[약야계] 태평환우기(太平寰宇記)에 따르면 회계현 동쪽 이십팔 리에 있는 시내[若耶溪在會稽縣東二十八里], 浙江省 紹興(절강성 소흥)에 있는 若耶山(약야산) 아래의 시내. 당나라 때 은자들이 많이 은거하였음. 西施가 빨래하던 곳으로도 유명하며 일명 浣紗溪완사계라고도 부른다.

幽意[유의] 조용한 마음 혹은 고요한 정취를 뜻한다. 여기서는 세속과 떨어져 거쳐한다는 뜻이다.

[] 와 같음. ‘만나는 것마다 은거의 욕구를 불러일으킨다.’는 뜻.

[] 즈음, , 모으다, 만나다. ‘際夜는 밤에 들어감. 저녁이 됨.

南斗[남두] 南斗六星의 준말. 별이름으로 28수의 하나로 남쪽에 있으며, 국가형태로 되어있음. ‘北斗에 상대하여 부름. 고대 별자리를 땅의 분야와 대응하였으며, 南斗는 남쪽 吳越의 지역에 해당함.

溶溶[용용] 넓고 크고 짙고 성한 모양.

彌漫[미만 mí màn] 아득하고 끝이 없음을 표현함. 雙聲連綿語.

潭煙[담연] 물기, 물안개

生事[생사] 세상사, 살아가는 일

持竿叟[지간수] 낚시하는 늙은이. 東漢光武帝 劉秀의 친구인 嚴光(자릉)이 유수가 황제가 되자 스스로 富春山에 들어가 낚시를 하며 세월을 보냈음을 가리킨다. 대개 은자를 비유한다.

 

[通譯]

     깊숙이 은거하고 싶은 마음이 끊임없이 솟아나 이에 배 띄우고 물결 가는대로 따라간다. 저녁바람이 떠가는 배에 불어오니 꽃이 핀 물결을 다라 약야계 입구로 들어간다. 밤이 되자 서쪽계곡으로 들어가니 산 너머로 남두성이 멀리 바라보인다. 물에서 피어 오른 안개는 자욱하고 숲 속의 발은 배 뒤편으로 사라져간다. 세상살이 또한 여기 이 약야계의 밤 풍경처럼 막막하니 낚시하는 노인이 되어 이곳에서 한평생을 마치고 싶구나.

 

[解題 作法分析]

    이는 유람하면서 정감을 펼친 시이다.

어느 봄날의 초저녁 작자는 약야계에서 배를 띄우고 경치로 말미암아 느낌이 일어나 이 를 썼다. 앞 여덟 구는 를 써서 봄 밤배를 띄우고 본 바의 경치를 펼쳐 서술하였다. ‘幽意’, ‘花路를 지적해 내었고, ‘行舟’, ‘潭煙를 지적해 내었다. 끝 두 에 나아가 을 일으켰으니, 봄 강에 꽃피고 달뜨고, 밤에 물안개 짙은 데에서의 느낌으로 말미암아인생도 또한 이와 같음을 생각하고 한 漁翁이되고 싶다고 결론을 맺어 情趣를 갑절이나 나타내었다.

 

첫 구절에 보이는 幽意는 두 가지 뜻 가운데 어느 쪽을 취해도 무방하나 여기서는 세속과 떨어져 홀로 거처한다는 뜻으로 해석하였다. 시 전체가 경치와 감정이 하나로 合一되어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감정도 함께 무르익는다. 마지막 구절의 持竿叟는 은거의 뜻을 함축하고 있다. 이 부근에 엄자릉(嚴子陵)이 은거하며 낚시했다는 富春江이 있어 그 사실에 착안하여 시인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또 장소가 약야계이고 배를 띄우고 쓴 시이기 때문에 그에 호응하여 선택한 어휘로 用字의 엄밀함을 알 수 있다.

嚴子陵 : 자릉은 後漢 초기의 은자인 嚴光이다. 엄광은 일직이 光武帝 劉秀同門受學한 친구로서, 광무제가 즉위한 다음 物色하여 諫議大夫로 제수했으나 세상에 나아가지 않고 부춘산의 釣魚臺에서 낚시질하며 한가롭게 일생을 마쳤다.

 

[韻律]

      潭煙飛溶溶(담연비용용)’五平句가 된다韻脚上聲 25韻 有韻을 썼는데, · · · · 協韻을 사용하였다.  

 

[全唐詩]

135_2 春泛若耶溪綦毋潛

幽意無斷絕此去隨所偶晚風吹行舟花路入溪口

際夜轉西壑隔山望南斗潭煙飛溶溶林月低向後

生事且彌漫願為持竿叟

  

 

 

-봄날 약야계에 배를 띄오고

 

그윽한 뜻은

끊임이 없어

여기 한 번 떠나면

우연에 맡겨지리.

 

저녁 바람

가는 배에 불고

꽃길 따라

시냇가로 들어온다.

 

밤이 되자

배는 서쪽 골짜기를 돌아들고

산 너머로

南斗星을 바라본다.

 

못 속의 물안개는

짙게도 날으는데

수풀의 달빛은

나지막히 뒤로 내린다.

 

생각하니

세상살이 아득하거니

다만

낚싯대로 늙고 싶어라.

 

 

[平仄]

幽意無斷絕(유의무단절) ○●○●●(平去平去入) yōu wú duàn jué,

此去隨所偶(차거수소우) ●●○●⊙(上去平上) qù suí suǒ ǒu

晚風吹行舟(만풍취행주) ●○○○○(上平平平平) wǎn fēng chuī xíng zhōu

花路入溪口(화로입계구) ○●●○⊙(平去入平) huā lù rù kǒu

際夜轉西壑(제야전서학) ●●●○●(去去上平入) yè zhuǎn 西hè,

隔山望南斗(격산망남두) ●○●○⊙(入平去平) gé shān wàng nán dǒu

潭煙飛溶溶(담연비용용) ○○○○○(平平平平平) tán yān fēi róng róng

林月低向後(림월저향후) ○●○●⊙(平入平去) lín yuè xiàng hòu

生事且彌漫(생사차미만) ○●●○●(平去上平去) shēng shì qiě,jū màn

願為持竿叟(원위지간수) ●○○○⊙(去平平平上) yuàn wéi chí 竿gān sǒu

 

[直譯 文章構造]

(:)

(:주어)

(:술어)

(:)

(:목적어)

그윽할 유

뜻 의

없을 무

끊을 단

끊을 절

幽意無斷絶(유의무단절) 그윽한 뜻이 단절함이 없어서

(:주어)

(:술어)

(:술어)

(:)

(:보어)

이 차

갈 거

따를 수

바 소

짝 우

此去隨所偶(차거수소우) 이처럼 가며, 우연히 가는 바대로 따르리.

(:)

(:주어)

(:술어)

(:)

(:보어)

저녁 만

바람 풍

불 취

갈 행

배 주

晩風吹行舟(만풍취행주) 저녁 바람이 가는 배에 불어오고

(:)

(:주어)

(:술어)

(:)

(:보어)

꽃 화

길 로

들 입

시내 계

입 구

④ 花路入溪口(화로입계구) 꽃길은 시내 입구로 들어서네.

(:술어)

(:목적어)

(:술어)

西(:)

(:목적어)

만날 제

밤 밤

구를 전

서녘 서

골 학

際夜轉西壑(제야전서학) 밤이 만나, 서쪽 골짜기를 돌아가는데

(:술어)

(:목적어)

(:술어)

(:)

(:목적어)

사이 격

뫼 산

바라볼 망

남녘 남

말 두

隔山望南斗(격산망남두) 산을 격하고 남두성을 바라보네.

(:)

(:주어)

(:술어)

(:)

(:부사어)

못 담

안개 연

날 비

성한 모양 용

성한 모양 용

潭煙飛溶溶(담연비용용) 못의 물안개는 뭉게뭉게 날고

(:)

(:주어)

(:술어)

()

(:보어)

수풀 림

달 월

낮게 내릴 저

향할 향

뒤 후

林月低向后(임월저향후) 숲의 달은 나직이 뒤로 내리네.

(:)

(:주어)

(:)

(:)

(:술어)

인생 생

일 사

또 차

두루 미

넘쳐흐를 만

生事且彌漫(생사차미만) 살아갈 일이 또한 가득한데(아득한데)

(:술어)

(:목적어 겸 술어)

(:술어, )

竿(:목적어)

(:보어)

바랄 원

될 위

가질 지

장대 간

늙은이 수

⑩ 愿爲持竿叟(원위지간수) 낚싯대를 가지는 늙은이가 됨을 바라네.

幽意無斷絶(유의무단절) 그윽한 뜻이 끊임(斷絶)이 없어

此去隨所偶(차거수소우) 이에 배가는 대로 맡겨 떠나네.

晩風吹行舟(만풍취행주) 저녁 바람 가는 배에 불어오고

花路入溪口(화로입계구) 꽃길 따라 약야계 입구에 들어서네.

際夜轉西壑(제야전서학) 밤이 되어 서쪽 골짜기로 배를 돌려

隔山望南斗(격산망남두) 산 너머로 남두성을 바라보네.

潭煙飛溶溶(담연비용용) 못 속의 물안개는 짙게도 나는데,

林月低向后(임월저향후) 숲 속의 달은 뒤로 사라져 가네.

生事且彌漫(생사차미만) 인생사 또한 이처럼 묘망(淼茫)한 것을

愿爲持竿叟(원위지간수) 원컨대 낚싯대 드리우는 어옹(漁翁)이나 되길

 

[集評]

有氣力 靜中看出 - 明 鐘惺 唐詩歸卷十四

유기력 정중간출 - 종성 당시귀卷十四

 

기운찬 힘을 고요한 가운데 볼 수 있다.

 

好境 妙語浮出 如不經心手者 - 明 潭元春 唐詩歸卷十四

호경 묘어부출 여불경심수자 - 담원춘 당시귀卷十四

 

훌륭한 경지에 묘한 말이 배어나와 마음을 쓰지 않고 쓴 솜씨 같다.

 

종성(鍾惺): () 나라 경릉(竟陵) 사람, 자 백경(伯敬). 호 퇴곡(退谷). 후베이성[湖北省] 장링[竟陵] 출생. 동향의 친구 담원춘(譚元春)과 더불어 경릉파를 형성하여 그 중심인물이 되었다. 명나라 만력연간(萬曆年間)에 원굉도(袁宏道) 등 공안파(公安派)들이 자신의 심정을 평명하게 읊었지만 너무 부박(浮薄)으로 흐른 탓에 그 폐단을 바로잡기 위하여 유심(幽深) ·기취(奇趣)가 넘치는 시의 창조를 제창하였다. 담원춘과 고시귀(古詩歸)》 《당시귀(唐詩歸)를 공편하고, 선록(選錄)한 시인과 시에 비평을 달았다. 당시 그것을 경릉체(竟陵體)라고 일컬었다. 그의 시는 감정의 솔직한 표현을 중요시하였으며, 그 표현 기교에 지나친 나머지 현실성이 결여되었다는 평을 받았다. 저서에 은수헌집(隱秀軒集)54권이 있다.

 

참고 도서

唐詩選 <보고사 奇泰完 選譯 2008>,

唐詩三百首詳析<대만 : 中華書局 편집부, 1955>,

唐詩三百首詳析<북경 : 中華書局 喩守眞 편저, 2008>,

唐詩三百首<傳統文化硏究會 송재소 외 5인 역주, 2012>,

唐詩三百首<啓明大學 出版部 구섭우 편저, 安秉烈 譯,2005>,

唐詩三百首<동서문화사 林東錫, 孫洙編 釋註 2010>,

                                                                                               <2016. 04. 11. 孤松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