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8)初發揚子寄元大校書(초발양자기원대교서) - (韋應物 위응물) : 5언 고시
-양자강을 막 떠나면서 교서 원대에게 부친다-
淒淒去親愛[처처거친애] 처량하게 사랑하는 벗을 떠나
泛泛入煙霧[범범입연무] 아득히 물안개 속으로 들어가네.
歸棹洛陽人[귀도낙양인] 뱃머리를 돌려 돌아가는 낙양인,
殘鐘廣陵樹[잔종광능수] 광릉의 나무 사이 종소리 여운을 듣노라.
今朝爲此別[금조위차별] 오늘 아침 여기서 이별하고 나면
何處還相遇[하처환상우] 어디서 우리 또 다시 만날 수 있을까?
世事波上舟[세사파상주] 세상살이 물에 뜬 배와 같은 것,
沿洄安得住[연회안득주] 오르내리며 어찌 멈출 수 있으리오?
[註釋]
○ 揚子[양자] 揚子口 · 揚子津 · 揚子渡. 나루터 이름. 지금의 江蘇省 江都縣 남쪽 長江하류 瓜洲 근처에 있는 나루. 長江이 揚子江으로 알려진 것은 이 나루 이름에서 유래된 것임.
○ 元大[원대] 성이 元씨이며 排行이 첫째인 사람. 구체적 이름은 알 수 없음. 그러나 혹 元結(次山)이 校書郞을 지냈으므로 시기로 추측하건대 그를 가리키는 것이 아닌 가 함.
○ 校書[교서] 校書郞. 文書의 校正을 담당하는 직급임.
○ 淒淒去親愛,泛泛入煙霧[처처거친애,범범입연무] 對仗句로서 上句는 벗을 이별하는 아픔. 下句는 강위에 안개가 퍼져 있음을 그렸다.
○ 悽悽[처처] 슬프고 아픈 모습,
○ 泛泛[범범] 아득한 모양.
○ 去親愛[거친애] 사랑하는 그대를 두고 떠남.
○ 歸棹洛陽人,殘鐘廣陵樹[귀도락양인,잔종광릉수] 對仗句인데 上句는 낙양으로 가는 배를 탄 자신을 그렸고, 하구는 광릉을 바라보니 안개속 나무는 무성한데 다만 새벽종소리 은은함만 즐림을 썼다.
○ 洛陽人[락양인] 韋應物은 代宗 永泰 연간에 洛陽尉를 역임하였으며, 관직에서 물러난 뒤 낙양의 同德寺에서 머물렀음.그 때문에 자신을 ‘낙양인’이라 한 것임.
○ 廣陵[광릉] 揚州. 지금의 江蘇省 揚州. 장강 하류에 있는 큰 도시. 隋나라 때는 江都로 불렀음. 자신이 떠나고 있는 그 곳.
○ 沿洄[연회] 흐르는 물을 떠라 내려가는 것을 ‘沿’,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을 ‘洄’라 한다. 뱃길은 인생행로와 같음을 비유. 이백의 시에 “물결 따라 오르고 내려 정처가 없으니, 홀연히 슬프게 떠나갈 뿐(沿洄且不定, 飄忽悵徂征[연회차불정, 표홀창조정])”이라는 구절이 있다.
[對仗句]
* 淒淒去親愛,泛泛入煙霧[처처거친애,범범입연무]
淒淒 = 泛泛 →重字끼리 對, 去 =入 →뜻이 相對, 動詞끼리 對, 親愛 = 煙霧 → 합성어끼리 서로 짝을 이룸.
* 歸棹洛陽人,殘鐘廣陵樹[귀도락양인,잔종광릉수]
歸 = 殘 → 動詞끼리, 棹 =鐘 → 名詞끼리, 洛陽 = 廣陵 → 고유명사끼리, 人 = 樹 名詞끼리 對가 되었음.
[通譯]
슬픔을 안고 사랑하는 벗과 이별하고선, 아득한 강 안개 속으로 들어간다. 낙양으로 향하는 배에 올라, 돌아보니 안개 낀 나무숲 사이로 元大가 있는 광릉의 새벽 종소리가 들리는데 여음만 끊어질 듯 말 듯 이어질 뿐이다.
오늘 아침 여기에서 그대와 헤어지면 어느 곳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세상일은 물결 위에 떠 있는 배와 같아서 물결 따라 오르고 내리다 보면 한곳에 머물 수 없으니 어찌 만남을 기약하겠는가?
[解題 및 作法分析]
이 시는 大曆 5년(770) 가을 작자가 양자강 가에서 벗 元結과 이별하면서 느낌을 펼친 시이다. 원대는 원결을 가리켰으며, 교서는 관명으로 원결은 교서랑이 되었었다.
全詩는 두 장으로 나누어지는데, 앞 장 네 句는 첫째· 둘째 두 句가 대장이고, 셋째 · 네 째가 對仗이다. ≪文心雕龍≫ 麗辭篇에서 말하기를, “麗辭의 體는 무릇 四對가 있으니, 言對는 쉽고, 事對가 어려우며 反對가 우수하고 正對는 拙劣하다.”고 하였다. 對仗에는 四種의 方式이 있으니 高下는 같지 않다. ‘ 淒淒去親愛,泛泛入煙霧 ’는 言對로서, 위에는 情을 썼고 아래에는 景을 그려서 情景이 섞여 무르익음을 만들어 저절로 意境을 낳았다. ‘ 歸棹洛陽人,殘鐘廣陵樹 ’는 反對로서, 위에서는 낙양에 감을 썼고, 아래에서는 광릉을 바라봄을 썼다. 낙양과 광릉이 千里나 떨어져 있는데, 비록 景을 썼지만 情을 말함이 있어 情과 景이 뒤섞여 무르익음(情景一致)을 만들었고 동시에 또 詩題 ‘初發揚子’를 두들겼다. 다음 장 네 句는 ‘ 寄元大校書 ’로 이별한 뒤 만나기 어려운 情景을 썼는데, 이별하는 정이 더욱 되이어남을 깨닫지 못하게 하고 세상살이 모였다 헤어짐이 무상하다는 감탄을 낳게 하고 있다.
[韻律]
全詩에 去聲 7韻인 遇韻을 썼는데 協韻이다. 韻脚은 霧 · 樹 · 遇 · 住 등이다.
[全唐詩]
卷187_17 《初發揚子,寄元大校書》韋應物
淒淒去親愛,泛泛入煙霧。歸棹洛陽人,殘鐘廣陵樹。
今朝此為別,何處還相遇。世事波上舟,沿洄安得住。
[平仄]
淒淒去親愛(처처거친애) ○○●○●(平平去平去) 淒qī 淒qī去qù 親qīn 愛ài,
泛泛入煙霧(범범입연무) ●●●○⊙(去去入平去) 泛fàn 泛fàn 入rù 煙yān 霧wù。
歸棹洛陽人(귀도락양인) ○●●○○(平去入平平) 歸guī 棹zhào 洛luò 陽yáng 人rén,
殘鐘廣陵樹(잔종광릉수) ○○●○⊙(平平上平去) 殘cán 鐘zhōng 廣guǎng 陵líng 樹shù。
今朝為此別(금조위차별) ○○○●●(平平平上入) 今jīn 朝zhāo 為wéi 此cǐ 別bié,
何處還相遇(하처환상우) ○●○○⊙(平去平平去) 何hé 處chù 還hái 相xiāng 遇yù。
世事波上舟(세사파상주) ●●○●○(去去平去平) 世shì 事shì 波bō 上shàng 舟zhōu,
沿洄安得住(연회안득주) ○○○●⊙(平平平入去) 沿yán 洄huí 安ān 得dé 住zhù。
-양자강 가에서 이별하며 원결(元結)에게 주노라
슬프다
친한 벗 이별하고
아득히
물안개 속으로 들어가네.
낙양으로
가는 배를 타고
광릉의 나무 사이
새벽 종소리 듣는다.
오늘 아침
여기서 이별하거니
어디서
또 다시 만날까?
세상살이
물에 뜬 배와 같으니
떠돌아
어느 곳에 멈출 것인가?
[直譯 및 文章構造]
凄(형:부) | 凄(형:부) | 去(동:술어) | 親(형:보어) | 愛(형:보어) |
쓸쓸할 처 | 쓸쓸할 처 | 갈 거 | 사랑할 친 | 사랑할 애 |
① 淒淒去親愛(처처거친애) 쓸쓸하게 사랑하는 이 갔으니 | ||||
泛(동:부) | 泛(동:부) | 入(동:술어) | 煙(명:보어) | 霧(명:보어) |
뜰 범 | 뜰 범 | 들 입 | 연기 연 | 안개 무 |
② 泛泛入煙霧(범범입연무) 아득히 안개 속으로 들어가네. | ||||
歸(동:관) | 棹(명: 관) | 洛(명:관) | 陽(형:관) | 人(명:주어) |
돌아갈 귀① | 배 도② | 땅이름 낙 | 밝을 양 | 사람 인③ |
③ 歸棹洛陽人(귀도낙양인) 돌아가는 배(위)의/ 낙양인에게 | ||||
殘(형:관) | 鐘(명:목적어) | 廣(형:관) | 陵(명:관) | 樹(명:보어) |
남을 난 | 종 공 | 넓을 광 | 큰 언덕 릉 | 나무 수 |
④ 殘鐘廣陵樹(잔종광능수) 여운의 종소리가 광릉의 숲에서 (들리네.) | ||||
今(부:부) | 朝(명:주어) | 爲(동:술어) | 此(대:관) | 別(명:목적어) |
이제 금 | 아침 조 | 할 위 | 이 차 | 헤어질 별 |
⑤ 今朝爲此別(금조위차별) 오늘 아침에는 이곳에서 헤어짐을 하게 되었는데 | ||||
何(부:부) | 處(명:주어) | 還(부:부) | 相(부:부) | 遇(동:술어) |
어느 하 | 곳 처 | 다시 환 | 서로 상 | 만날 우 |
⑥ 何處還相遇(하처환상우) 어느 곳에서 또 (우리) 서로 만날까? * 還 [hái] <부사> 다시, 또 | ||||
世(명:관) | 事(명:주어) | 波(명:관) | 上(명:관) | 舟(명:부사어) |
인간 세 | 일 사 | 물결 파 | 위 상 | 배 주 |
⑦ 世事波上舟(세사파상주) 세상의 일이 물결위의 배(처럼 ) | ||||
沿(동:술어) | 洄(동:술어) | 安(부:부) | 得(동:술어) | 住(명:목적어) |
물따라 내려갈 연 | 거슬러 올라갈 회 | 어찌 안 | 얻을 득 | 머무를 주 |
⑧ 沿洄安得住(연회안득주) 오르락 내리락하는데/ 어찌 머무름을 얻겠는가? | ||||
淒淒去親愛(처처거친애) 서글프게도 사랑하는 그대를 떠나 泛泛入煙霧(범범입연무) 안개 자욱한 곳으로 아득히 들어간다. 歸棹洛陽人(귀도낙양인) (돌아가는 배를 탄 낙양사람에겐 殘鐘廣陵樹(잔종광능수) 광릉의 숲속엔 아련한 종소리 만 今朝爲此別(금조위차별) 오오늘 아침 여기서 이별하면 何處還相遇(하처환상우) 어어느 곳에서 다시 만날까 世事波上舟(세사파상주) 세세상일은 물결 위의 배와 같아 沿洄安得住(연회안득주) 물결 따르다보면 어찌 머물 수 있겠는가? |
[集評]
○ 寫離情不可過于凄惋 含蓄不盡 愈見情深 此種可以爲法 - 淸 沈德潛 ≪唐詩別裁集≫ 卷3
이별의 情을 描寫하면서 悽捥해서는 안 된다. 그래야 함축한 것이 다함이 없어서 더욱더 장이 깊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것은 법으로 삼을 만하다.
* 过于[guòyú] ①지나치게 ②너무
○ 唐人興趣天然之句 如左司秋山起暮鐘 楚雨連滄海 歸棹洛陽人,殘鐘廣陵樹 ……此等落句每一諷詠 眞有成連移情之嘆 - 淸 葉矯然 ≪龍性堂詩話讀集≫
唐人의 興趣가 天然한 句節은 左司(위응물)의 ‘秋山起暮鐘 楚雨連滄海 歸棹洛陽人,殘鐘廣陵樹’…… 등이 있다. 이러한 구절은 매양 한번 읊조리면 참으로 成連이 情을 옮겨 준 감탄이 담겨있다.
* ‘成連이 情을 옮겨 준 감탄[成連移情之嘆]’: 成連은 춘추시대 저명한 琴師이다. 伯牙은 成連에게 琴을 배웠는데, 3년이 되어도 精通하지 못하자 , 성련은 백아를 동해 봉래산에 데리고 가서 바닷물이 파도치는 소리와 숲 속의 새가 구슬피 우는 소리를 듣게 하였다. 그때 백아는, “선생께서 내게 정을 옮겨 주셨구나[先生移我情矣]”라고 감탄하였는데, 이때부터 계발되어 천하의 妙手가 될 수 있었다.
[참고 1]
申欽은 <晴窓軟談上>(≪象村先生集≫ 卷58)에서 평소 읊은 시를 열거하면서 <寄元校書>라는 제목으로 시 전문을 실었다.
[참고 2]
≪문심조룡≫ <麗辭편>
麗辭 - 第三十五(여사 - 제삼십오)
“故麗辭之體(고려사지체) : 그러므로 麗辭의 體[對偶의 형식]에는
凡有四對(범유사대) : 무릇 4가지 對偶가 있다
言對為易(언대위이) : <언대(言對)>는 쉽고
事對為難(사대위난) : <사대(事對)>는 어려우며
反對為優(반대위우) : <반대(反對)>는 우세하고[표현의 난이도가 높고]
正對為劣(정대위렬) : <정대(正對)>는 졸렬하다[표현의 난이도가 낮다].
言對者(언대자) : <언대(言對)>란
雙比空辭者也(쌍비공사자야) : 사례를 인용하지 않는 추상적인 구절을 짝지어 나란히 하는 것이고
事對者(사대자) : <사대(事對)>는
並舉人驗者也(병거인험자야) : 사람들이 겪은 사례를 함께 드는 것이며
反對者(반대자) : <반대(反對)>는
理殊趣合者也(리수취합자야) : 논리가 다른 내용을 같은 의취(意趣)로 합일하는 것이고
正對者(정대자) : <정대(正對)>는
事異義同者也(사이의동자야) : 사례는 다르나 내용이 같은 것이다. “
造化賦形(조화부형) : 조물주가 만물에 형체를 부여함에
支體必雙(지체필쌍) : 지체가 반드시 쌍을 이루게 하였고
神理為用(신리위용) : 神理가 작용을 함에 신의 작용
事不孤立(사불고립) : 사물이 고립되지 않게 되었다.
夫心生文辭(부심생문사) : 무릇 마음은 글을 생산하는데
運裁百慮(운재백려) : 온갖 생각을 운용하고 재단하는데
高下相須(고하상수) : 고저상하가 서로 어울려서
自然成對(자연성대) : 자연스럽게 대우(對偶)를 이룬다.
<解釋> 造物主가 形體를 만들 때 반드시 人體는 左右相稱이 되게 하였다. 神의 攝理의 작용은 事物이 孤立되게 하지 않은 것이다. 마음에서 우려한 文章도 여러 가지 생각이 정리되면서 위아래가 서로相關되어 저절로 對偶關係를 이룬다. [註] ❶ 麗辭 : 麗는 ≪說文解字≫에 「麗, 旅行也.(麗는 旅行이다.)」라고 했다. 麗에 人偏을 붙이면 儷(나란히 하는 것)가 되고, 馬偏을 붙이면 驪(두 마리를 나란히 세운 것)가 된다. 麗辭는 對偶의 표현이다
唐虞之世(당우지세) : 당우(唐虞)의 시대에는 문학
辭未極文(사미극문) : 글이 아직 수사를 강구하지 않았으나
而皋陶贊云(이고도찬운) : <고도(皐陶)>는 찬하길
罪疑惟輕(죄의유경) : “범죄가 의심스러우면 가볍게 처리하고
功疑惟重(공의유중) : 공적이 의심스러우면 무거운 상을 주어야 합니다.”고 했으며
益陳謨云(익진모운) : <익(益)>은 의견을 진술하기를
滿招損(만초손) : “자만은 손해를 불러오고
謙受益(겸수익) : 겸허함은 이로움을 받게 됩니다.”고 했으니
豈營麗辭(기영려사) : 어찌 대우(對偶)를 이루는 문장을 의도했겠습니까
率然對爾(솔연대이) : 자연히 대우(對偶)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易之文系(역지문계) : <역경(易經)>의 <문언><계사>는
聖人之妙思也(성인지묘사야) : 성인의 오묘(奧妙)한 사상이다.
序乾四德(서건사덕) : 건괘(乾卦)의 사덕(四德)을 계통을 지운 글에서는
則句句相銜(즉구구상함) : 구와 구가 서로 의미를 받들고
龍虎類感(룡호류감) : 용과 호랑이로 같은 종류가 감응함을 설명한 글에서는
則字字相儷(즉자자상려) : 글자와 글자가 서로 대우(對偶)를 이룬다
乾坤易簡(건곤이간) : 건곤(乾坤)이 평이성과 간결성을 논한 글에서는
則宛轉相承(즉완전상승) : 완곡하게 서로 긴밀히 이어져 있다
日月往來(일월왕래) : 해와 달의 왕래를 설명한 글에서는
則隔行懸合(칙격행현합) : 한 행을 사이에 두고 뚜렷이 대우(對偶)가 합치된다.
雖句字或殊(수구자혹수) : 비록 구절의 글자 숫자는 혹 다를지라도
而偶意一也(이우의일야) : 대우(對偶)가 이루는 뜻은 일치된다.
至於詩人偶章(지어시인우장) : 시경(詩經) 시인들이 장(章)을 짝짓고
大夫聯辭(대부련사) : 대부들이 사(辭)를 짝짓는데
奇偶適變(기우적변) : 독립적인 단구(單句)와 짝을 이룬 대구(對句)가 적합하게 변화하여
不勞經營(불로경영) : 수고롭게 억지로 만들려고 하지 않았다.
自揚馬張蔡(자양마장채) : 양웅·사마상여·장형·채옹 때부터
崇盛麗辭(숭성려사) : 대우(對偶)를 숭상하고 성대해졌는데
如宋畫吳冶(여송화오야) : 마치 송나라의 화가들이나 오나라의 공인(工人)들처럼
刻形鏤法(각형루법) : 형체를 깎고 법식을 새겨 형식을 꾸몄다
麗句與深采併流(려구여심채병류) : 대우의 구절과 심도 있는 문채의 글이 함께 유행되었고
偶意共逸韻俱發(우의공일운구발) : 대우(對偶)를 이루는 뜻은 압운(押韻)의 뛰어난 운률과 함께 발달했다.
至魏晉群才(지위진군재) : 위진시대의 여러 재사(才士)들에 이르러서는
析句彌密(석구미밀) : 문구(文句)를 분석함이 더욱 치밀해져
聯字合趣(련자합취) : 글자를 짝짓는 것과 정취의 배합함이
剖毫析厘(부호석리) : 세밀한 부분까지 쪼개고 분석하게 되었다.
然契機者入巧(연계기자입교) : 그러나 적당하게 한 사람은 교묘한 경지에 들었으나
浮假者無功(부가자무공) : 헛되이 꾸며낸 사람은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
故麗辭之體(고려사지체) : 그러므로 대우(對偶)의 형식에는
凡有四對(범유사대) : 모두 4가지 맞세움이 있다
言對為易(언대위이) : <언대(言對)>는 쉽고
事對為難(사대위난) : <사대(事對)>는 어려우며
反對為優(반대위우) : <반대(反對)>는 표현의 난이도가 높고
正對為劣(정대위렬) : <정대(正對)>는 표현의 난이도가 낮다
言對者(언대자) : <언대(言對)>란
雙比空辭者也(쌍비공사자야) : 사례를 인용하지 않는 추상적인 구절을 짝지어 나란히 하는 것이고
事對者(사대자) : <사대(事對)>는
並舉人驗者也(병거인험자야) : 사람들이 겪은 사례를 함께 드는 것이며
反對者(반대자) : <반대(反對)>는
理殊趣合者也(리수취합자야) : 논리가 다른 내용을 같은 의취(意趣)로 합일하는 것이고
正對者(정대자) : <정대(正對)>는
事異義同者也(사이의동자야) : 사례는 다르나 내용이 같은 것이다.
長卿上林賦云(장경상림부운) : 장경 <사마상여>는 <상림부>에서
修容乎禮園(수용호례원) : “예의 정원에서 용모를 닦고
翱翔乎書圃(고상호서포) : 서적의 밭에서 날아오른다.”라고 했는데
此言對之類也(차언대지류야) : 이것은 <언대(言對)>의 사례이다.
宋玉神女賦雲(송옥신녀부운) : 송옥은 <신녀부>에서
毛嬙鄣袂(모장장몌) : “모장도 신녀 앞에서 옷소매로 얼굴을 가릴 것이나
不足程式(불족정식) : 법식(法式)이 되기에 부족하고
西施掩面(서시엄면) : 서시도 신녀 앞에서 얼굴을 가릴 것이나
比之無色(비지무색) : 신녀에 비교하면 무색해질 것이다.”고 했는데
此事對之類也(차사대지류야) : 이는 <사대(事對)>의 사례이다.
仲宣登樓雲(중선등루운) : 왕찬은 <등루부>에서
鐘儀幽而楚奏(종의유이초주) : “종의는 볼모가 되어 갇혀도 초나라 음악을 연주했고
莊舄顯而越吟(장석현이월음) : 장석은 높은 지위에 올라서도 월나라 노래를 읊었다.”고 했으니
此反對之類也(차반대지류야) : 이것은 <반대(反對)>의 사례이다.
孟陽七哀云(맹양칠애운) : 장재는 <칠애시>에서
漢祖想枌榆(한조상분유) : “한나라 고조는 분유의 땅을 생각하고
光武思白水(광무사백수) : 광무제는 백수의 땅을 그리워한다.”고 했으니
此正對之類也(차정대지류야) : 이것은 <정대(正對)>의 사례이다.
凡偶辭胸臆(범우사흉억) : 무릇 마음속에 있는 것을 대우(對偶)로 지으니
言對所以為易也(언대소이위역야) : <언대(言對)>가 쉬운 까닭이 되며
徵人資學(징인자학) : 사람이 학문에 도움을 받았음을 나타내야 하니
事對所以為難也(사대소이위난야) : <사대(事對)>가 어려운 까닭이 된다
幽顯同志(유현동지) : 은미한 것과 드러난 것을 뜻을 같이하게 해야 하니
反對所以為優也(반대소이위우야) : <반대(反對)>가 표현의 난이도가 높은 까닭이 된다.
並貴共心(병귀공심) : 같은 심정을 두 구절이 귀중하게 담고 있으니
正對所以為劣也(정대소이위렬야) : <정대(正對)>가 표현의 난이도가 낮은 까닭이 된다
又以事對(우이사대) : 또 <사대(事對)>에도
各有反正(각유반정) : 각기 반사대(反事對)와 정사대(正事大)가 있으니
指類而求(지류이구) : 유형을 가려서 연구해 보면
萬條自昭然矣(만조자소연의) : 만 가지 조목(條目)이 절로 분명해질 것이다.
張華詩稱(장화시칭) : 장화(張華)는 그의 <잡시>에서
游雁比翼翔(유안비익상) : “떠나는 기러기 날개를 나란히 날고
歸鴻知接翮(귀홍지접핵) : 돌아오는 기러기 날개를 맞댈 줄 안다”고 일컬었고
劉琨詩言(류곤시언) : 유곤(劉琨)은 그의 시<중증노심>에서
宣尼悲獲麟(선니비획린) : “공자는 기린이 잡힌 소식에 슬퍼했으며
西狩泣孔丘(서수읍공구) : 서쪽의 사냥이 공자를 울게 했다.”고 했는데
若斯重出(약사중출) : 이와 같은 것은 내용이 중복되어 나왔으니
即對句之駢枝也(즉대구지병지야) : 이것이 곧 대구에서 군더더기인 것이다.
是以言對為美(시이언대위미) : 그러므로 <언대(言對)>가 아름다운 것은
貴在精巧(귀재정교) : 그 귀중함이 정교함에 달려있고
事對所先(사대소선) : <사대(事對)>가 우선으로 해야 것은
務在允當(무재윤당) : 그 힘씀이 사례의 인용의 합당성에 있다.
若兩言相配(약량언상배) : 만약 두 가지 사례가 서로 배치(配置)되어 있어도
而優劣不均(이우렬불균) : 내용의 우열(愚劣)이 고르지 않다면
是驥在左驂(시기재좌참) : 이것은 천리마를 마차의 왼쪽에
駑為右服也(노위우복야) : 노둔한 말을 오른쪽에 두는 것과 같다.
若夫事或孤立(약부사혹고립) : 만약 무릇 사례들이 혹 고립되어
莫與相偶(막여상우) : 더불어 대우(對偶)를 이룸이 것이 없다면
是夔之一足(시기지일족) : 이것은 외발 짐승의 하나의 다리로
趻踔而行也(참탁이행야) : 절뚝거리며 달리는 것이다.
若氣無奇類(약기무기류) : 만약 문기(文氣)에 특이한 개성(個性)이 없고
文乏異采(문핍이채) : 문장에 이채로운 조사(措辭)가 결핍되어 있어서
碌碌麗辭(녹록려사) : 지극히 평범한 대우(對偶)라면
則昏睡耳目(즉혼수이목) : 귀와 눈을 어지럽고 졸리게 한다.
必使理圓事密(필사리원사밀) : 반드시 문장의 논리가 원만하고 사례가 치밀하여
聯璧其章(련벽기장) : 벽옥을 짝지우어 문장의 장(章)을 짜야 한다
迭用奇偶(질용기우) : 단구(單句)와 대우(對偶)를 번갈아 써서
節以雜佩(절이잡패) : 여러 가지 패옥으로 조절하듯 한다면
乃其貴耳(내기귀이) : 비로소 귀하게 될 따름인 것이다.
類此而思(류차이사) : 이와 같은 것 유추하여 생각해 본다면
理斯見也(리사견야) : 이치는 바로 드러날 것이다.
贊曰(찬왈) : 찬한다
體植必兩(체식필량) : 인체가 생김에 반드시 좌우 쌍을 이루고
辭動有配(사동유배) : 문장에 어휘를 사용함에 바로 짝이 생겨난다.
左提右挈(좌제우설) : 왼손으로 올리고 오른손으로 이끌어서
精味兼載(정미겸재) : 내용의 정기와 맛을 함께 싣는다
炳爍聯華(병삭련화) : 환하고 밝게 연결된 꽃 같은 것이
鏡靜含態(경정함태) : 거울처럼 깨끗하여 그 자태가 담긴다.
玉潤雙流(옥윤쌍류) : 옥빛 같은 윤기가 두 갈래로 흘러
如彼珩珮(여피형패) : 마치 몸에 찬 옥같이 아름답다
【참고 도서】
古文眞寶詩篇<육문사, 朴一峰 역저 2001>,
唐詩三百首詳析<대만 : 中華書局 편집부, 1955>,
唐詩三百首<傳統文化硏究會 송재소 외 5인 역주, 2012>,
唐詩三百首<啓明大學 出版部 구섭우 편저, 安秉烈 譯,2005>,
唐詩三百首<동서문화사 林東錫, 孫洙編 釋註 2010>,
<장달수 카페,‘문심조룡 麗辭 第三十五(려사 제삼십오) ’|중국 문인 저술 등, 낙민|조회 17|추천 0|2015.10.14. 18:24> 인용
<2016. 05. 12. 孤松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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