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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下独酌(월하독작) - 달밤에 혼자 술을 마시다.-이백( 李白)

착한 인생 2018. 12. 17. 12:47

 

月下独酌(월하독작) - 달밤에 혼자 술을 마시다.- 李白

 

一壺酒(화간일호주)

獨酌無相親(독작무상친)

꽃 사이로 한 동이 술을 놓고   짝도 없이 홀로 술잔을 드네.

 

擧杯邀明月(거배요명월)

對影成三人(대영성삼인)

잔 들어 달님을 맞이하니    그림자까지 합해 셋이어라

 

月旣不解飮(월기불해음)]

影徒隨我身(영도수아신)

달은 본디 술을 모르거니   그림자는 그저 나 하는 대로 할 뿐

 

暫伴月將影(잠반월장영)

行樂須及春(행락수급춘)

잠시 달과 그림자를 벗하며   봄밤을 맘껏 즐기네.

 

我歌月排徊(아가월배회)

我舞影(아무영영란)

내가 노래하면 달도 배회하고   내가 춤을 추면 그림자도 덩실덜실

 

醒時同交歡(성시동교환)

醉後各分散(취후각분산)

취하기 전엔 함께 서로 즐기고    취하면 각기 흩어지네.

 

影結無情遊(영결무정유)

相期邈云漢(상기막운한)

속세를 떠난 맑은 사귐, 길이 맺고자    아득한 은하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노라

 

  ]




 

나는 꽃 사이에서

술 한 병을 두고,

홀로 술을 따르고 또 혼자 마신다.

 

곁에 사람이 없으니,

잔을 들어 달을 맞이하고,

달빛에 비친 내 그림자와 마주하였다.

 

모두 3사람.

달은 음주의 흥취를 모르고

그림자는 나를 따라 움직일 뿐이지만,

비록 잠시나마 달과 그림자와 어울려 이 봄철을 즐겨야 하리라.

 

내가 노래를 부르면

달은 걸음을 멈추고 내 위에서 배회하고 ,

내가 춤을 추면

그림자는 나를 따라 땅에서 이리저리 요동한다.

 

술에 취하지 않았을 때는

달과 그림자는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술 취하고 나면

서로 뿔뿔이 헤어진다.

 

세상의 속된 정을 초월한 우정을

그들과 영원히 맺고 싶어,

저 높은 은하수에서 다시 만나길 기약한다.

 

 

 

달빛 아래서 홀로 술잔을 들며 달과 그림자를 벗으로 하여 無情遊의 즐거움을 누린 李白詩仙다운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하여 지은 시이다.

 

속세의 이해나 인간의 잡다한 감정이 배제된 非人情 · 無情의 사귐으로 즐거움을 만끽하는 경지를 풍류(風流)’라고 한다. 晋代의 풍류는 자연속에서 자신의 개성을 해방하는 기쁨이다. 의 도연명은 <雜詩>에서 말을 걸려 해도 대답해 줄 사람이 없으니, 잔 들어 외로운 그림자에 권하노라(欲言無子和 揮杯勸孤影)’라고 하여, 자신의 고독한 심경을 토로했다.

 

위 시에서 舉杯邀明月對影成三人이라 한 것도 그와 같은 풍치라 할 수 있다. ‘我歌月裴回는 노래를 부르는 이백의 몸이 흔들리기 때문에 허공에 있는 달이 배회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참으로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묘사한 것이다.

 

蘇東坡(소동파: 蘇軾)赤壁賦(적벽부)에서 잔 들어 객에게 권하면 明月이 시를 읊조리고 窈窕(요조)을 노래했다. 이윽고 동산 위에 둥근 달이 솟더니 남두성과 견우성 사이로 천천히 떠올랐다.(擧酒屬客 誦明月之詩 歌窈窕之章, 少焉月出於東山之上徘徊於斗牛之間).’라고 한 것도 본 시의 표현법을 본뜬 것이라 할 수 있다.

 

永結無情遊相期邈雲漢의 두 는 본 시의 本意를 나타낸 것으로, 시선 이백의 飄飄(표표)한 시풍이 엿보이는 名句이다. 이백의 다른 시 獨酌은 같은 제목의 위 시와 같은 4편의 시 가운데 두 번째의 것이므로, 아울러 감상하면 재미있을 것이다.

 

 

  (주석)

1) 花間(화간) : 꽃 사이로. ‘또는 으로 되어있는 본도 있다.

2) ( ) : 맞이하다.

3) 三人(삼인) : 달과 그림자와 자기 자신

4) () :‘의 뜻으로 ‘~할 수 있다.’

5) () : 무리. 사람이나 여기서는 부사 공연히, 헛되이로 사용됨.

6) 暫伴月將影(잠반월장영) : 잠시 달과 그림자가 함께 하여 나의 반려가 되어 줌. ()의 뜻으로 , 더불어, ~와 함께이끌다로 풀이하여 달과 짝하고 그림자를 이끌고라고 해석할 수 있다.

7) 行樂(행락) : 밖에 나가 즐겁게 놂. 돌아다니면서 즐김.

8) 須及春(수급춘) : 모름지기 봄에 미쳐야 함. 봄같이 좋은 때에는 놓치지 말고 재밌게 놀아야 한다는 뜻.

여기서의 , , 으로의 뜻과 같음, 古詩19<生年不滿百>爲樂當及時鮑照<代少年時至衰老行> 作樂當及春라는 구절이 있다.

 

 ''은 술의 별칭이기도 하다. 당나라 시대에는 을 술로 칭하기도 하였음. '수급춘''모름지기 술이 따라야 한다.'인데 이 번역이 더 어울릴 것 같다. 논다는 것은 사시사철 모두 해당될 수 있다. 하지만 노는데는 술이 안 끼는 데가 어디 있나?

   이미 ''라는 글자가 제1구 말에 나왔다. 그리고 제8구말은 운각으로 처리해야 한다평성으로 술을 나타낼수 있는 운각으로는 ''이었는지도 모른다. 격률에 위배되지 않는 것, 唐代에는 ''도 술로 인정했으니 아마도

 

9) 零亂(영란) : 산란히 어지럽게 흔들림. <쌍성연면어>. ‘凌亂’(능란)‘으로 되어있는 본도 있다.

10) 交歡(교환) : 서로 어울려 즐거움을 나누는 것.

11) 醉後各分散(취후각분산) : 취하면 각기 흩어짐. 취하여 잠들면, 醉客과 달과 그림자가 어울리지 못하기 때문에 이처럼 말한 것이다.

12) 無情遊(무정유) : 이해나 감정의 엉김이 없는 담담한 교유. “無情忘情과 같음. 그리움 따위조차 잊고 胸懷(흉회)豁然(활연)히 털어버림. 정 따위에 얽매이지 않음. 여기서는 달과 그림자와의 사귐을 뜻한다.

장자,덕충부德充符에서 내가 말하는 무정이란 것은 사람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으로써 자신의 몸을 상하게 하지 않고 항상 자연의 이치에 따르되 삶에 더하지 않는 것이다.(吾所謂無情者, 言人之不以好惡內傷其身, 常因自然而不益生也)”라고 하였는데, 달과 그림자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가지고 있어 세속의 욕망을 초월한 사귐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13) 相期(상기) : 서로 만날 것을 약속함.

14)邈雲漢(막운한) : 먼 은하수. 달이 있는 곳을 말한다. ‘은 아득한 것. ‘雲漢은 은하(銀河), 은한(銀漢), 천하(天河), 미리내. 詩經大雅 雲漢 밝은 저 운하수여, 빛이 하늘 따라 도는도다.(倬彼雲漢 昭回于天)”이라 하였고, 鄭箋운한, 天河(은하수)라 일컫는다.(雲漢, 謂天河也)”라 함. 이들이 무정한 교유를 할 수 있는 곳으로 세속을 떠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