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끼니 - 2012-11-03 지상의 끼니 이기철 종일 땀 흘리고 돌아와 바라보는 식탁 위 밥 한 그릇 나를 따라오느라 고생한 신발, 올이 닳은 양말 불빛 아래 보이는 저 거룩한 것들 한 종지의 간장, 한 접시의 시금치 무침 한 컵의 물, 한 대접의 콩나물 국 부딪치면 소리내는 한 쟁반의 멸치볶음 저것들이 내 하루.. [D] 글과 시에 관한 이야기/빌려온 글과 시의 이야기 2015.04.27
‘못’ - 2012-10-06 철없이 벽에도, 남의 가슴에도 숱한 못을 박아놓았다 부모님, 형제, 친구, 제자, 아내, 자식들 가슴에 알게 모르게 박아 놓은 못 죽기 전에 내 손으로 그것을 뽑아 버려야 할 텐데 부모님은 이미 먼 길 떠나셨고 아내는 병이 들었고 형제는 절반이 이승을 떠났고 자식들은 다 커 버렸다 지.. [D] 글과 시에 관한 이야기/빌려온 글과 시의 이야기 2015.04.27
헌책에 대하여 -2012-10-20 헌책에 대하여 윤인구 읽고 난 필요 없는 책들 정리해서 도망 못 가게 노끈으로 사지를 단단히 묶어서 가져가는 사람 있다기에 대문 옆에 내놨는데 일주일이 지나도록 엄동설한에 쫓겨난 자식처럼 덜덜 떨고 있는 것이 보기 안쓰러워 다시 창고에 들여놓고서, 헌책 버릴 걱정 안하고 고.. [D] 글과 시에 관한 이야기/빌려온 글과 시의 이야기 2015.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