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섬진강 17-동구’ - 2012-09-22 추석에 내려왔다 추수 끝내고 서울 가는 아우야 동구 단풍 물든 정자나무 아래 ― 차비나 혀라 ― 있어요 어머니 철 지난 옷 속에서 꼬깃꼬깃 몇 푼 쥐여주는 소나무 껍질 같은 어머니 손길… 차마 뒤돌아보지 못하고 고개 숙여 텅빈 들길 터벅터벅 걸어가는 아우야 서울길 삼등 열차 동.. [D] 글과 시에 관한 이야기/빌려온 글과 시의 이야기 2015.04.16
‘흰 바람벽이 있어’ - 2012-09-08 오늘 저녁 이 좁다란 방의 흰 바람벽에 어쩐지 쓸쓸한 것만이 오고 간다 이 흰 바람벽에 희미한 십오촉 전등이 지치운 불빛을 내어던지고 때글은 다 낡은 무명샤쯔가 어두운 그림자를 쉬이고 그리고 또 달디단 따끈한 감주나 한잔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내 가지가지 외로운 생각이 헤매.. [D] 글과 시에 관한 이야기/빌려온 글과 시의 이야기 2015.04.16
‘고래를 기다리며’ - 2012-08-25 고래를 기다리며 나 장생포 바다에 있었지요 누군가 고래는 이제 돌아오지 않는다, 했지요 설혹 돌아온다고 해도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고요, 나는 서러워져서 방파제 끝에 앉아 바다만 바라보았지요 기다리는 것은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다리고, 기다리다 지치는 게 삶이라고 .. [D] 글과 시에 관한 이야기/빌려온 글과 시의 이야기 2015.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