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중국한시교실/ ---古詩(5언고시)

(015) 青溪(청계)- 푸른 개울물-(王維 왕유) : 5언 고시

착한 인생 2019. 5. 16. 10:45

(015) 青溪(청계)- 푸른 개울물-(王維 왕유) : 5언 고시

  

 

言入黃花川(언입황화천) 황화천에 들어가려면

每逐靑溪水(매축청계수) 淸溪水를 따라가야 하네.

隨山將萬轉(수산장만전) 산 따라 물길은 만 굽이를 돌지만

趣途無百里(취도무백리) 가는 길은 백리도 못되는 곳.

聲喧亂石中(성훤난석중) 어지러운 돌 사이로 물소리 시끄럽고

色靜深松里(색정심송리) 깊은 소나무에 景色은 고요하다

漾漾泛菱荇(양양범능행) 넘실대는 물결에 水草가 떠다니고

澄澄映葭葦(징징영가위) 맑디맑은 수면에 갈대 그림자 비친다.

我心素已閑(아심소이한) 내 마음 본래 한가로우니

淸川澹如此(청천담여차) 맑은 냇물 이렇게 깨끗하구나.

請留石上(청류반석상) 청컨대 너른 바위에 머물러

垂釣將已矣(수조장이의) 낚싯대 드리우고 일생을 마쳤으면.

 

 

 

[註釋]

言入黃花川[언입황화천] : ‘은 뜻이 없는 發語詞이다. ‘黃花川은 내()이름으로, 지금의 陝西省 鳳縣 동북쪽 10되는 곳에 있다. 通典에는 鳳州 黃花縣黃花川이 있다[鳳州黃花縣有黃花川]”고 했다.

淸溪水[청계수] :황하천 일대의 계곡물로서 黃花川과 통한다. 지금의 陝西省 면현沔縣 동쪽에 있다.

隨山將萬轉趣途無百里[수산장만전취도무백리] : 淸溪와 황화천은 모두 秦嶺 남쪽에 있어 산길이 특히 험준하고 굽이가 많다. ‘와 같아 달리다, 빨리 가다의 뜻이 된다. ‘趣途노상에서 길을 걸어가고 있음을 뜻한다. ‘가야할 길은 걸어서 아직 백리도 못 다다랐지만, 물은 뭇 산을 감고 구부러져 배가 만 번이나 빙빙 돌아감을 가리킨다.

菱荇[릉행] : ‘은 모두 물풀(水草)을 말한다.

葭葦[가위] :갈대라는 뜻이다. ‘는 막 자란 어린 것, 는 다 자란 갈대를 말한다.

素已閑[소이한]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素而閑으로 읽어 소박하고 한가하다.’로 보기도 하고, ‘본디부터 이미 한가하다.’로 보기도 한다.

清川[청천] : 淸溪를 가리킨다.

石上垂釣[석상수조] : 큰 바위위에서 낚시를 드리웠다.’는 뜻으로 나라때 엄자릉嚴子陵富春江 큰 바위에서 낚시했다는 전거를 쓴 것으로 보기도 한다.

將已矣[장이의] : 句末의 어조사인데 口語<就此算了罷 여기서 그만두다>에 해당한다. 장차 (그러한 생활로) 생을 끝마치는 것을 희망하는 것으로, 終老의 뜻이다.

 

[通譯]

    황하천에 들어가려면, 언제나 청계수를 따라 가게 된다. 가는 길이 비록 백리도 못되지만, 물은 험하고 거친 산세를 따라 수없이 굽어 돈다. 여기저기 어지럽게 놓인 돌 가운데로 흐르는 물소리가 시끄럽고, 청계 주변의 깊은 소나무 숲속에 경치는 그윽하고 고요하다. 이 청계 가운데 떠있는 물풀은 물결 따라 넘실거리고, 물가의 갈대는 맑은 물이 선명하게 그 모습을 비추고 있다. 내 마음이 평소 한가하고 고요하니, 맑은 계곡물도 이처럼 한가하고 고요하구나. 여기 와보니 큰 바위에 머물러 낚시하며 평생을 보내고 싶을 뿐이다.

 

[解題 作法分析]

    문원영화에는 <過淸溪水作>으로 되어 있다.

全詩白描手法을 써서 淸溪의 경치를 묘사하였는데, 이는 古人의 이른바 의 작법이다. 이 시는 세 단락으로 나눌 수 있는데, 앞의 四句는 황화천과 청계 사이에 이르러 百里도 못 갔으나 물길이 굽이침을 썼고, 중간의 四句는 청계 주변의 경치를 두 對仗으로 水聲松色을 쓰고, 菱荇蘆葦를 썼다. 뒤의 四句는 청계수의 담백함을 빌어 자기 심경의 고요함을 가탁하고 아울러 자기의 志趣를 말하였으며, 반석위에 낚싯대 드리우고 일생을 마치겠다는 情懷현으로 끝을 맺었다.

청계 주변의 자연 풍경이 작가의 심리상태로 전환되면서 은자가 되고픈 작가의 소망과 情景交融의 경지를 이룬다.

白描 :동양화에서 엷고 흐릿한 곳이 없이 먹의 선만으로 그린 그림, 또는 그러한 기법

 

[韻律]

聲喧亂石中,聲喧亂石中漾漾泛菱荇, 澄澄映葭葦는 모두 對仗句가 된다. 全詩上聲 4紙韻, 5尾韻을 써서 通韻하였으나 곧 · · · · 矣 等4紙韻이 되고, 葦 字尾韻이 된다.

 

[全唐詩]

 125_52 青溪一作過青溪水作)》王維

言入黃花川每逐清溪水隨山將萬轉趣途無百里

聲喧亂石中色靜深松裏漾漾泛菱荇澄澄映葭葦

我心素已閑清川澹如此請留石上垂釣將已矣

  

 

푸른 시내

 

黃花川

들어와

매양 푸른 시냇물을

따라 갔노라.

 

물은 산을 따라 굽이쳐

배는 만 번이나 돌았건만

갈 길은

비록 백 리도 못되었네.

 

흐트러진 돌 가운데

소리는 시끄럽고

깊은 소나무 가운데

경치는 고요하더라.

 

시내 가운데 마름풀들은

물결따라 떠다니고

시냇가의 갈대는

맑게도 비치도다.

 

내 마음

본디 한가로와

맑은 시냇물

이와 같이 담박하구나.

 

청커니

반석 위에 머물러

낚싯대 드리우고

한평생을 마칠진저.



[平仄]

言入黃花川(언입황화천) ○●○○○(平入平平平) yán rù huáng huā chuān

每逐清溪水(埋築淸溪水) ●●○○⊙(上入平平) měi zhú qīng shuǐ

隨山將萬轉(수산장만전) ○○○●●(平平平去上) suí shān jiāng wàǹ zhuǎn

趣途無百里(취도무백리) ●○○●⊙(去平平入) qù tú wú bǎí

聲喧亂石中(성훤란석중) ○○●●○(平平去入平) shēng xuān luàn shí zhōng

色靜深松裏(색정심송리) ●●○○⊙(入去平平) sè jìng shēn sōng

漾漾泛菱荇(양양범릉행) ●●●○●(去去去平去) yàng yàng fàn líng xìng

澄澄映葭葦(징징영가위) ○○●○⊙(平平去平) chéng chéng yìng jiā wěi

我心素已閑(아심소이한) ●○●●○(上平去上平) wǒ xīn sù xián

清川澹如此(청천담여차) ○○●○⊙(平平去平) qīng chuān dàn rú

請留石上(청류반석상) ●○○●●(上平平入去) qǐng liú pán shí shàng

垂釣將已矣(수조장이의) ○●○●⊙(平去平上) chuí diào jiāng

 

[直譯 文章構造]

(발어사)

(:술어)

(:)

(:)

(:목적어)

말씀 언

들 입

누를 황

꽃 화

내 천

言入黃花川(언입황화천) 말하노니<발어사>, (일단) 황화천에 들어서면

(:)

(:술어)

(:)

(:)

(:목적어)

매양, 늘 매

따를, 이를 수

맑을 청

시내, 게곡 계

물 수

每逐靑溪水(매축청계수) 제나 청계수를 따른다(따라간다).

(:술어)

(:목적어)

(:)

(:)

(:술어)

따를 수

뫼 산

장차, 무릇 장

일만 만

구를, 돌 전

隨山將萬轉(수산장만전) 을 따라(물로)가면, 무려 일만 번이나 이리저리 돌고 도는데

(:술어)

(:목적어)

(;술어)

(:))

(:목적어)

달릴, 다다를 취

길 도

없을 무

일백 백

거리, 마을 리

趣途無百里(취도무백리) 길을 걸으면 백리도 없다(안 된다)

(:주어)

(;술어)

(:)

(:)

(:목적어)

소리 성

떠들썩할, 울을 훤

어지러울 란

돌 석

가운데, 사이 중

聲喧亂石中(성훤난석중) )소리는 어지러운 돌 사이에서 시끄럽고 <돌 사이의 물 소리>

(:주어)

(:술어)

(;)

(:)

(:목적어)

색 색

고요할 정

깊을 심

소나무 송

속 리

色靜深松里(색정심송리) 색깔은 깊은 소나무속에서 조용하다. <송림속의 솔잎 색깔>

(:)

(:주어)

(:술어)

(:)

(:목적어)

출렁거릴 양

출렁거릴 양

뜰 범

마름, 물풀 능

마름 물풀 행

漾漾泛菱荇(양양범능행) 출렁거림(물결)은 수초를 (이리저리)띄우고

(;)

(:주어)

(:술어)

(:)

(:목적어)

맑을 징

맑을 징

비칠, 비출 영

갈대 가

갈대 위

澄澄映葭葦(징징영가위) 맑고 맑은 것(수면)은 갈대를 비추네.

(:)

(:주어)

(:)

(:)

(:술어)

나 아

미음 심

본래, 본시 소

이미 이

한가할 한

我心素已閑(아심소이한) 내 마음 본래 이미 한가로운데

(:)

(:주어)

(:술어)

(:술어)

(:보어)

맑을 청

내 천

담박할, 조용할 담

같은 여

이 차

淸川澹如此(청천담여차) 맑은 냇물은 아와 같이 조용하구나.

(:술어)

(:술어+목적어)

(:+)

(:+)

(:보어+목적어)

청할, 원할 청

머물 류

소반,

돌 석

위 상

請留石上(청류반석상) 큰 바위(반석)위에서 머물기를 원하며.

(:술어)

(:목적어)

(:)

(:술어)

(어조사)

드리울 수

낚시, 낚시할 조

장차 장

그칠, 그만둘 이

어조사 의

垂釣將已矣(수조장이의) 낚시를 드리우면서, 장차 (모든 생활을)그만두고 싶을 뿐이다.

 

言入黃花川(언입황화천)황하천에 들어오면

每逐靑溪水(매축청계수) 늘 청계를 따라가게 마련

隨山將萬轉(수산장만전) 물은 산을 따라 만 번이나 돌았건만

趣途無百里(취도무백리) 간 길 거리는 백리도 안 된다네.

聲喧亂石中(성훤난석중) 마구 갈린 돌 가운데로 물소리 시끄럽고

色靜深松里(색정심송리) 깊은 솔 숲속에 물 색깔은 조용하네.

漾漾泛菱荇(양양범능행) 넘실넘실 물에는 마름 풀도 떠다니고

澄澄映葭葦(징징영가위) 맑고 맑은 물속엔 갈대 모습 비치도다.

我心素已閑(아심소이한) 내 마음 본디 한가롭기에

淸川澹如此(청천담여차) 맑은 냇물 담박함도 이와 같은 것

請留石上(청류반석상) 청하건대 저 반석 위에 머물러

垂釣將已矣(수조장이의) 낚싯대 드리우고 한평생을 마쳤으면

 

漾漾 [yàngyàng] 물결이 출렁이는 모양 흔들리는 모양 개의치 않는 모양 무관심한

將已矣 [장이의] 장차 (그러한 생활로) 생을 끝마치는 것을 희망하는 것으로, 終老의 뜻이다. 句末의 어조사.

口語<就此算了罷여기서 그만두다>에 해당한다.

장차(앞으로)……하려고 하다. ‘그치다. 그만두다. ‘는 단정·결정으로서

[]이다. 일 뿐이다. 와 쓰임이 같음.

[] ; 희다. 生明紬 무늬 없는 피륙. 質素하다. 근본. 처음. 본시. . 원료.

 

[集評]

王維淸溪 我心素已閑清川澹如此 孟浩然萬山潭作 垂釣坐磐石 水淸心亦閑 是心閑有待于水淸 儲光羲獻王威儀 肅肅長自閑 門靜無人開 是在情境中始能自閑 與王維相比 心境高下自見 - 現代 許總 唐詩史

왕유청계 아심소이한청천담여차 맹호연만산담작 수조좌반석 수청심역한 시심한유대우수청 저광희헌왕위의 숙숙장자한 문정무인개 시재정경중시능자한 여왕유상비 심경고하자현 - 현대 허총 당시사

 

王維<淸溪>, “내 마음 본래 한가로우니, 맑은 냇물 이렇게 께끗하구나.[我心素已閑清川澹如此]”라 하였고, 孟浩然<萬山潭作>커다란 바위에 앉아 낚싯대 드리우니, 물은 맑고 마음 역시 한가롭네.[垂釣坐磐石 水淸心亦閑]”라고 하였으니, 이는 마음이 한가로워서 물이 맑기를 기대함이 있는 것이요. 儲光羲<獻王威儀> 시에, “늘 조용히 한가하니 문이 고요해 여는 사람이 없어서네.[肅肅長自閑 門靜無人開 ]”라고 하였으니, 이는 고용한 풍경 속에 있어야 비로소 한가로울 수 있는 것이다. 王維와 비교해보면 心境이 높고 낮음이 저절로 드러난다. -- 현대 허총 당시사

 

여름은 푸름의 계절이다. 산 빛은 푸르다 못해 검게 느껴지기도 한다. 들판을 지나는 강물은 그렇다 치더라도, 산 속을 흐르는 계곡의 물은 푸른 숲이 비쳐서 그런지 몰라도, 그 빛이 더욱 푸르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산 속의 나무와 풀, 바위와 물이 한데 어우러진 계곡은 한 폭의 수채화이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풍류(風流)와 힐링(healing)의 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의 시인 왕유(王維)는 이러한 산 속 계곡의 모습을 실감나게 그리고 있다.

 

청계(靑谿)

言入黃花川 황화천에 들어가려면

每逐靑谿水 늘 청계의 물을 따라가야 하네

隨山將萬轉 산 따라 물길은 만 번을 돌지만

趣途無百里 가는 길 백리도 못되는 곳

聲喧亂石中 어지러운 돌 사이에 물소리 시끄럽고

色靜深松裏 깊은 소나무 숲에 景色은 고요하다

漾漾泛菱荇 넘실대는 물결에 水草가 떠다니고

澄澄映葭葦 맑디 맑은 水面에 갈대 그림자 비친다

我心素已閒 내 마음 본래 한가로우니

淸川澹如此 맑은 냇물 이렇게 깨끗하구나

請留盤石上 원하노니, 커다란 바위에 머물러

垂釣將已矣 낚싯대 드리우고 일생을 마쳤으면

 

첫 구의 언()은 발어사(發語詞)이다. 시인은 황화천(黃花川)이라는 강물에 가기 위해 길을 나선 시인은 도중에 청계(靑溪)라는 내를 지나야하는데 그 내는 산속을 뚫고 흐른다. 냇물은 그저 흐르는 것만은 아니다. 산이 허락한 길을 따라 흐를 뿐이다. 겸손한 물의 속성은 이런 것이다. 채 백리도 안 되는 길이지만, 물은 만 번을 돌아 흐른다. 물론 과장된 표현이지만, 물은 산이 허락한 길을 가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곡절을 겪어야 한다. 이 장면에서 누구나 계곡의 흐름이 인생과 비슷하다는 것을 느끼지 쉽지만, 시인은 산 속에서 청정(淸淨)과 무욕(無慾)을 읽는다.

 

산 속의 돌 쌓임은 인위(人爲)가 아니다. 그 사이로 물이 흐르는 것은 자연(自然)이고, 그 물 소리는 제멋대로 시끄럽다. 보이는 것은 모두 고요하다. 깊은 산 속이라는 것은 소나무가 말해 준다. 산 속의 질서란 이런 것이다. 산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물이다. 물의 매력은 무한정한 흐름이다. 억지를 부리지 않는 순응의 흐름이다. 산이 허용한 길을 탓하지 않고, 만 번이라도 돌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물 위에 떠 있는 물풀은 또 다른 물의 아량이다. 갈대가 거울 삼아 자기 모습을 비추어 볼 때도 물은 묵묵하다. 이유는 따로 없다. 모두가 자연(自然)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산 속의 모습에서 시인은 깨달음을 얻는다. 자신의 마음이 세속(世俗)의 잡사(雜事)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물이 맑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나아가 시인은 평생을 자연과 함께 무욕(無慾)으로 살고자 다짐한다. 바위 위에서 낚시를 하는 것은 바로 이것을 대변한다.

 

여름 산은 치유(治癒)의 공간이자, 깨달음의 세계이다. 청정(淸淨)과 무욕(無慾)이야말로 생명의 본질이라는 것을  여름 산은 조용히 웅변(雄辯)한다. <김태봉 <서원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

 

참고 도서

古文眞寶詩篇<육문사, 朴一峰 역저 2001>,

唐詩三百首詳析<대만 : 中華書局 편집부, 1955>,

唐詩三百首<傳統文化硏究會 송재소 외 5인 역주, 2012>,

唐詩三百首<啓明大學 出版部 구섭우 편저, 安秉烈 譯,2005>,

唐詩三百首<동서문화사 林東錫, 孫洙編 釋註 2010>,

                                                                                                     <2016. 02. 19 孤松筆>